포항 호미곶면 주민들 기자회견
어획량 감소·발파 소음 피해 등
10년간 계속된 난개발 폐해 호소
향후 개발 전면 백지화 등 요구

11일 포항 호미곶면 석산개발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포항시청에서 석산개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호미곶면 주민들이 천혜의 동해안 해안 생태계 파괴를 중단하길 요구하고 나섰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석산개발 반대위원회(이하 반대위) 주민 등 30여명은 11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석산개발의 중단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결사반대’머리띠를 두른 채 ‘후손들에게 부끄럽다. 호미곶을 돌려달라’‘호미곶면 석산개발 절대 불가하다’고 적힌 피켓과 석산개발로 피해를 입은 사례 사진 등을 펼쳐보이며 반발했다. 반대위는 지난 10년간 호미곶면 일대의 아름다운 산줄기와 천혜의 자연환경을 훼손시킨 개발사와, 솜방망이 처벌로 이를 눈감아주는 대신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일방통행식 행정을 비판했다.

주민들은 석산개발 이후 분진과 흙탕물, 소음공해에 시달려온 실태를 고발했다. 흙탕물 등이 바다로 흘러들어 마을공동어장의 수산물 어획량이 크게 감소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또 발파소음으로 잠을 못이루는 고통에 시달려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도 거론했다. 특히 포항시는 앞에서는 호미곶을 관광특구로 지정해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내걸면서도 뒤로는 자연을 훼손하는 석산 개발 사업을 용인하는 것은 전형적인 ‘거꾸로 가는 행정’이라고 비난했다.

반대위는 △포항시가 개발사에게 계약불가를 당장 통보할 것 △호미곶면 일대의 석산 개발로 파괴된 자연생태계를 원상복구할 것 △시의원과 포항시장은 현장답사를 당장 시행할 것 △포항시가 향후 석산개발일체를 전면 백지화할 것 △포항시가 석산개발 계약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으면 매주 주말 호미곶 광장에서 관광객들과 포항시민들을 대상으로 석산 난개발의 현실을 알리는 집회를 갖는 등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영달 반대위 위원장은 “마을 텃밭을 일구며 평생을 살아온 순박한 농촌 주민들이 개인적인 욕심이 아니라 오로지 후손들에 깨끗한 자연을 물려줘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나왔다”며 “그동안 석산개발로 인한 고통을 감수했는데 또다시 사업허가를 내준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법적 절차와 주민들의 민원을 충분히 반영해 사업 연장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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