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체육관에서 거행된 독도 해역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 영결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헌화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독도 해역에서 헬기 추락사고로 안타깝게 순직한 소방항공대원 합동영결식이 10일 오전 계명대학교 체육관에서 유가족과 동료 등 1천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60분간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 참석해 소방항공대원들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소방청은 유가족과 내·외빈 1천8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방청장(葬)으로 대원 5명 영결식을 가졌다.

영결식장에는 고(故) 김종필(46) 기장, 이종후(39) 부기장, 서정용(45) 정비실장, 배혁(31) 구조대원, 박단비(29·여) 구급대원의 영정사진이 올려졌다.

영결식은 운구 후 국민의례, 고인 약력 보고, 1계급 특진 추서 및 공로장 봉정, 훈장 추서, 조사, 추도사, 동료 직원 고별사, 헌화 및 분향, 조총 발사 순으로 진행됐다.

달성군 현풍면 119 중앙구조본부에서 노제를 마친 운구 행렬이 도착하자 직계 유가족들은 서로 손을 맞잡은 채 눈물을 흘리며 운구 행렬을 뒤따랐다.

국민의례에 이어 정문호 소방청장이 김종필 기장과 이종후 부기장, 서정용 항공정비검사관에게 공로장을 봉정했고, 배혁 구조대원과 박단비 구급대원에게는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흰 장갑을 끼고 제단 중앙으로 이동해 묵례한 후 순직대원들에게 훈장을 추서하고 “저는 오늘 용감했던 다섯 대원의 숭고한 정신을 국민과 함께 영원히 기리고자 한다. 비통함과 슬픔으로 가슴이 무너졌을 가족들께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순직대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추모했다. 이어 “국가가 소방관들의 건강과 안전, 자부심과 긍지를 더욱 확고하게 지키겠다”며“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소방헬기 관리 운영을 전국 단위로 통합해 소방의 질을 높이며 소방관들의 안전도 더 굳게 다지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유가족이 앉은 쪽으로 이동해 한 명 한 명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어린 유가족 앞에는 무릎을 꿇고 앉아 눈높이를 맞춰 손을 꼭 잡았고, 뒤편에 있던 한 유족이 앞에 나와 무언가를 얘기하자 잠시 귀를 기울여 경청하기도 했다.

이어 김성규 기장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40일 동안 부르고 불렀건만 왜 대답이 없으신지 모르겠다. 이게 현실이라면 우리 모두는 거부하고 싶다”며 “당신들께서 그토록 사랑했던 소방…. 당신들의 이름이 빛나도록 우리가 더 열심히 임무를 수행하겠다. 국민 부름을 받고 출동 벨이 울리면 두려워하지 않고 또다시 출동할 것이다”며 애통한 마음으로 고별사를 전하자 영결식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배유진 구급대원은 “사고가 나면 제일 먼저 너 구하고 나는 제일 마지막에 나올게 하던 반장님. 가족 품으로 돌아오세요”라며 “우리가 격납고 앞에서 하늘을 바라볼 때 반겨주세요. 혹시 우리가 울고 싶고 힘들 때면 하늘을 바라보겠습니다”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헌화와 분향이 시작되자 유족들은 오열하며 힘겨운 발걸음을 옮겼다.

영결식 후 고인들은 세종시 은하수 공원에서 유가족과 소방공무원 15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장식을 가지고, 오후 4시께 국립대전현충원에 유해가 안장됐다.

지난 10월 31일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HL-9619호(EC225 기종) 헬기 한 대가 독도에서 이륙 직후 바다로 추락해 소방항공대원 5명과 민간인 2명이 숨졌으며, 당국은 4명 시신을 수습했으나 김종필 기장, 배혁 구조대원, 선원 등 3명은 끝내 찾지 못했다. 당국은 유가족 등과 협의해 사고 발생 39일째인 지난 8일 수색 활동을 종료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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