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병리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개인과 집단이 어떤 충격적 요소에 의해 질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 질병의 사례는 빈곤, 실업, 계층간 대립, 범죄, 가정불화, 자살, 마약 등 수두룩하다.

우리사회 체제나 구조가 지닌 모순으로 사회적 기능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해법은 매우 어렵다. 1997년 말 IMF체제로 온 국민이 어려운 시절을 보낸후 한 통계에서 드러났다. 우리나라의 자살자가 처음으로 교통사고 사망자를 넘어선 것이다. 불경기라는 불행한 사회구조로 자살이라는 사회 병리가 국민의 한구석에 자리를 튼 것이다.

자살은 어떤 이유로든 용납되지 않는다. 그것이 정치적 이유로든 연예인이 가지는 대중성 때문이든 용서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소중한 생명과 직결된 문제로 인간의 본성이 지닌 엄격한 도덕적 규율에도 어긋난다. 국가가 이런 문제에 적극 대처해야 하는 것은 국가 윤리에 관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사회에 빚어지는 연이은 자살 사건은 매우 충격적이다. 특히 젊은 연예인의 잇단 자살은 안타까움을 넘어 우리 사회에 대한 원망의 자책으로 되돌아온다. 뭔가 잘못된 사회 시스템을 꼬집고 싶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문제라 더욱 곤욕스럽다.

자살은 질병이고 전염이고 재발한다. 1년 전 죽은 사람을 아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보다 자살할 가능성이 3.7배 높다는 조사가 있다. 괴테 작품에서 딴 베르테르의 효과가 이런 것이다.

1962년 미국의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의 죽음은 미국 내 큰 파장을 미쳤다. 그녀의 자살로 미국의 자살률이 12%까지 올라간 것이다.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자살의 사회병리 현상은 누가 고칠 것인가. 국가가 먼저 고민해야 할 문제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