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허’의 전차 경주 장면에 나오는 네 마리 백마가 아라비아 명마입니다. 아라비아 말은 세계 최고 브랜드입니다. 그 배경에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 아라비아에 말에 유독 관심이 많은 왕이 있었습니다. 온 천하를 다 뒤져 가장 뛰어난 준마(駿馬) 100필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구해 오라고 신하들에게 명령했습니다. 신하들은 정성껏 100필의 말을 구해왔지요. 왕은 뛰어난 조련사를 시켜 이 말들을 훈련시킵니다. 호각을 한 번 불면 달리기 시작하고 두 번 불면 어떤 일이 있어도 제자리에서 멈추게 했습니다.

훈련이 다 되었을 때 왕은 특별한 시험을 시작합니다. 말들을 모두 마굿간에 넣은 뒤 사흘 동안 물을 주지 않습니다. 건초와 먹이는 주었지만, 물을 금지시킨 것이지요. 말들은 갈증에 시달리며 몹시 고통스러워합니다. 4일째 되는 날, 마굿간을 개방합니다. 100마리의 말들은 미친 듯이 개울가를 향해 초원을 달립니다. 그때 조련사가 호각을 두 번 불지요.

이성을 잃은 말들은 조련사의 신호를 무시하고 거의 대부분의 말이 개울에서 허겁지겁 물을 먹기 바쁩니다. 그런데 딱 4마리의 말들이 브레이크를 잡았습니다. 호각 소리를 듣고 제자리에서 멈춥니다. 주인과의 약속을 무시하지 않은 것이지요. 왕은 나머지 96마리의 말을 처분하고 이 네 마리 말로 새로운 명마의 세계를 열어갑니다. 그 후손이 오늘날 아라비아 명마가 되었습니다.

프라우스(온유)는 자신의 욕망, 추구, 의지를 내려놓고 겸손히 절대 선에 복종하는 태도입니다. 진리가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 진리에 자신을 길들여가는 태도. 이것이 온유(meekness)함의 본래 뜻입니다.

강철 같은 힘이 있으나, 그 힘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하지 않고 오직 선과 올바른 일에 절제하며 사용하는 능력입니다. 온유함이 우리에게 주는 귀한 선물입니다.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