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계의 임원 인사철이 돌아왔다. 국내외 정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연말을 맞은 기업들이 인사 혁신을 위해 어떤 승부수를 던질지 관심이다. 최근 한 경제컨설팅업체는 폭풍을 뜻하는 스트롬(strom)을 국내 기업의 신년 인사 키워드로 풀이했다. 내년도 기업들의 인사는 대폭적인 세대교체와 임원 수 감축으로 압축된다는 뜻에서 폭풍이란 표현을 썼다. 폭풍처럼 궂은 날씨와 변화무쌍한 움직임이 있을 것이란 뜻이기도 하다.

기업의 세대교체는 젊은 층의 발탁으로 나타나고 불경기에 대응하는 수단으로는 임원 수를 줄여 정예화 하겠다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 LG그룹이 국내 재계서는 처음으로 2020년 임원 인사를 지난달 말 단행했다. 30대 여성 3명을 신임 임원으로 파격 발탁하고, 신규 임원의 20%를 45세 이하로 채웠다. 대신에 60대 사장급 임원은 줄줄이 퇴사시켰다. 한진그룹 등 다른 기업도 젊은 세대로 교체할 것이라는 것이 대세라 한다. 재벌그룹 임원 사이에는 올 연말이 폭풍전야와 같다는 전언이다. 기업 생존에 사활을 걸어야 할 재계로서는 가장 경쟁력 있는 인사로 채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기업이 택할 수 있는 최선의 인사카드는 그래도 젊은 피를 받아들이는 세대교체로 본 것이 지금 기업의 판단이다.

지금 국내 경제는 성장률을 연속 하향 조정할 만큼 불안정하다. 일자리 부족과 청년실업, 자영업자의 몰락 등 어느 한 곳 안정된 곳이 없어 불안하기 그지없다.

경제계에 던져진 키워드 스트롬(폭풍)은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대혁신이라 할 수 있다. 폭풍우 같은 큰바람이 불어와도 끄떡없는 든든한 우리 경제의 모습을 내년에는 보았으면 한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