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홍 섭

사랑도 만질 수 있어야 사랑이다

아지랑이

아지랑이

길게 손을 내밀어

햇빛 속 가장 깊은 속살을

만지니

그 물컹거림으로

나는 할 말을 다 했어라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날, 7번 국도변의 등명이라는 곳을 지나며 시인은 등불을 비추어 밝힌다는 등명(燈明)이라는 지명에 주목하면서 사랑의 원리 하나를 깨닫는다. 사랑은 밝히고 만지는 것이라는 것이다. 시인이 7번 국도변 등명이라는 곳에서 만져본 아지랑이 속살이 바로 사랑의 속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