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작가 저서…트럼프 "김정은과 케미 잘 맞는다. 싱가포르에서 위대한 회담"
"金, 친서에서 '새 미래 목표로 한 노력 결실볼 것'…한국전쟁 종전 목표제시"
트럼프 "우리가 많이 주는데 아무것도 못 얻어…韓방어에 너무많은 돈 써"

애틀랜타에서 유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애틀랜타에서 유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전쟁을 한다면 최대 1억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초기 북한에 초강경 수사(레토릭)를 쏟아낸 것은 그만큼 북핵 위기가 심각하다는 판단에서였으며, 이후 대화 국면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케미스트리'(궁합)를 공공연히 자랑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전쟁 종전을 분명한 목표로 제시하는 내용의 친서를 보냈다고 한다.

미국의 전기 작가인 더그 웨드는 26일 발간된 '트럼프의 백악관 안에서'(Inside Trump's White House)라는 제목의 저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저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웨드와의 인터뷰에서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내가 대통령이 되면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서 김 위원장과 나는 매우 거칠게 시작했다"며 "왜냐하면 이 나라는 북한과 전쟁을 할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이다. 난 정말로 오바마 대통령이 더 오래 (백악관에) 머물렀다면 우리는 전쟁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은 채 북한과 전쟁을 했다면 "3천만명에서 1억명의 사람이 죽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TV에 출연한 전문가들이 전쟁 사망자를 10만~20만명으로 예측했다는 점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은 고개를 흔들면서 "그건 한국에서 작은 마을의 인구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수도인 서울은 소위 국경 바로 근처에 있고 인구가 3천만명이나 된다"면서 "김정은은 대포 1만개를 갖고 있다. 김정은에게는 역사상 가장 커다란 재앙 중 하나를 일으키는 데 핵무기조차 필요 없다"라고 주장했다.

'화염과 분노' 등 임기 초 김 위원장과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내 발언이) 그렇게 터프하지 않았다면 뭔가가 즉각 일어났을지 모른다. 이것은 내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후 김 위원장과 비핵화 대화 국면으로 급반전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훌륭한 관계가 됐다"며 북핵 협상을 커다란 치적으로 꼽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내 케미스트리가 잘 맞는다"며 "어느 시점에 우리는 둘 다 이것(핵 협상)이 결실을 보기를 원한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국민을 위해, 전 세계를 위해 우리 둘 다 이것이 통하기를 원한 것"이라면서 "나는 긍정적인 태도로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수천 대의 카메라와 셔터 소리"에 놀랐다며 "이렇게 많은 카메라, 마치 헬리콥터가 이륙하는 듯한 굉음과 같은 셔터 소리는 예상하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순간이었다"라고 회고했다.

이어 "그것은 위대한 정상회담이었다. 어마어마하게 성공적인 회담(a tremendously successful summit)이었다"고 자화자찬한 뒤 "더 이상의 미사일도, 더 이상의 발사도, 더 이상의 핵도 없다고 생각해보라. 우리는 이제 경제 발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김정은이 진정 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공로를 높이 평가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가 그 정상회담(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면 노벨상을 5개는 탔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도 보지 못한 것"이라면서 백악관 참모들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작가 웨드에게 보여주고는 "이 편지들은 놀랍다. 이것은 역사"라며 흔들어 보였다고 한다.

싱가포르에서 첫 정상회담을 마친 뒤 산책하는 북미 정상.
싱가포르에서 첫 정상회담을 마친 뒤 산책하는 북미 정상.

김 위원장은 한 통의 친서에서 "저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 새 미래를 여는 데 목표를 둔 저와 대통령 각하의 강한 의지, 진실한 노력, 그리고 독창적인 접근법이 틀림없이 열매를 맺을 것으로 굳건히 믿습니다"라고 적었다고 웨드는 전했다.

웨드는 친서 내용 중 주목할 만한 대화 중에 '한국전쟁을 실질적이며 공식적으로 끝내는 것이 매우 분명한 목표'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친서를 읽어본 뒤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매료됐고, 그를 세계 역사의 무대에서 독창적인 인물로 보고 있으며, 그와 함께 역사를 만들고 싶어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웨드에게 "김정은의 선친은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그것은 유일한 안전보장"이라면서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새 아버지와 같은 인물이지만 바뀌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은 내가 '인질'에 대해 이야기할 때 특히 싫어했다. 그는 인질이라는 단어를 매우 싫어한다. 그는 내게 '제발 그 단어를 쓰지 말라'고 부탁했다"라며 "오바마는 인질을 위해 18억달러를 냈지만, 난 공짜로 우리의 인질들을 돌려받았다"는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등 동맹들에 대해선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고 웨드는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수십억 달러어치의 미사일을 사서는 우리의 부자
동맹들에 줘버린다"며 "난 '왜 우리가 그렇게 해야 하는 거지'라고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고 화두를 꺼냈다고 한다.

이어 "나는 '그들은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 그들은 우리를 벗겨 먹는다(They are ripping us off)'고 말하겠다"면서 "가장 나쁜 대목은 우리를 가장 나쁘게 대하는 이들이 바로 우리의 동맹이라는 사실에 대한 자각"이라고 또박또박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 들어보지 않았나"라며 "우리는 너무 많이 준다. 그런데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심지어 유엔에서 표도 얻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비난했다.

구체적으로는 방위비 분담금을 겨냥해 "우리가 한국에 4만5천명의 군인을 상시로 주둔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며 "한국을 방어하는 데 한해 45억 달러를 쓰는데 정말 많은 돈"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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