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최종교섭 결렬… 오늘부터 무기한 파업 돌입
대입 면접·논술 앞두고 ‘발 동동’… 교통 대란 우려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이 총파업을 예정대로 강행하기로 해 수험생과 학부모의 반감이 거세지고 있다.

면접과 논술고사 등을 위해 상경 등 지역 간 이동이 불가피한 수험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생들을 볼모로 잡고서 사측과 줄다리기하는 것 아니냐”는 거센 비난이 나오고 있다.

철도노조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예정대로 20일 오전 9시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대화로 문제를 풀기를 바라는 국민과 철도노동자의 바람에도 최종 교섭은 결렬됐다”면서 “총파업 돌입 후 오후 2시 서울역과 부산역, 민주당 대전광역시당 앞, 경북 영주역, 광주 광천터미널 건너편 등에서 지역별 총파업 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경고성 한시 파업에 이어 지난 15일부터 준법투쟁으로 철도 운행을 일부러 지연시켰던 철도노조는 20일부터 실제 총파업에 들어간다. 이로 인해 상·하행 전국 KTX 114대 열차와 무궁화, 새마을 등 일반열차 159대가 운행을 멈춘다. 총파업 이후 국토교통부가 예상한 열차 운행률은 KTX 68.9%, 고속열차 78.5%, 일반열차 60.0% 화물열차 31.0%다.

서민들의 교통수단인 열차가 20일 일제히 운행을 멈추게 되면서 이로 인해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다름아닌 수험생들이다. 특히, 철도를 이용해 상경하려는 지역 수험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실제로 철도노조의 준법투쟁이 있었던 지난 15일과 16일 전국 역 창구에서는 최소 20분에서 최대 2시간이나 열차가 지연돼 큰 혼란이 빚어졌다. 동대구역을 지나는 경부선은 전체 열차의 절반 이상이 지연출발했다. 이 당시 건국대, 경희대, 단국대, 동국대, 서강대, 성균관대, 서울여대, 숭실대 등 서울 주요 대학에서 수시모집 논술전형이 진행됐다. 상경을 위해 역을 찾았던 수험생들은 이날 철도노조의 갑작스런 준법투쟁에 발만 동동 굴러야만 했다. 한국철도에서 집계한 15∼16일 피해 건수는 3만5천356건, 이로 인한 지연보상금은 2억6천여만원이 지급됐다.

오는 23일과 24일에는 중앙대, 세종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에서 대학별 수시모집 논술전형이 실시된다. 수시 대학별 고사 역시 이번 주말부터 내달까지 예정돼 있다. 그러나 철도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하면서 수시 면접 논술고사를 치기 위해 전국 각지의 대학교를 돌아다녀야 하는 수험생들의 발이 묶이게 됐다.

한편, 철도노조는 △4조2교대 내년 시행을 위한 인력 4천명 충원 △총인건비 정상화(임금 4% 인상)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와 자회사 처우 개선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도통합(STR 운영사인 SR과의 연내 통합)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1천800여 명 수준의 인력충원 외에는 (노조의)요구조건이 재량범위를 넘어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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