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현장 중심 청년 일자리 지원 사업

안동시 청년예비창업 지원 사업에 선정된 (예비)청년 창업가들이 브랜드 마케팅 전략 강의를 듣고 있다. /안동시 제공

최근 지방 중소도시에선 청년인구 유출과 고령화, 저출생 등으로 인한 지방소멸을 걱정하고 있다. 경북 도내에는 전국에서 소멸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인 군위·의성을 비롯해 소멸 위험이 큰 상위 10개 시·군 가운데 6곳이나 됐다.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연구위원은 지난 14일 열린 ‘제20차 저출산·고령화 포럼’에서 올해 기준 소멸위험지수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기초자치단체는 경북 군위와 의성(0.143)군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청년창업’을 통한 지역 정착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정부와 자치단체들은 이를 위해 각자 청년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동시도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젊은이들의 창업을 통한 지역 정착을 유도하는 다양한 현장 중심의 청년 일자리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청년예비창업 지원사업과 청년마을일자리 뉴딜사업,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 지원 사업 등을 소개한다.

대학 창업지원센터와 연계 활동비 지원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지역경제 새바람
풍산읍 고택 리모델링 문화공간 조성 등
마을 정착 돕는 일자리 뉴딜사업도 호응

◇ 안동시 청년예비창업 지원 사업

안동시는 지역 대학 창업지원센터와 연계해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 예비 또는 청년 창업가에게 창업활동비를 지원하는 ‘청년예비창업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는 올해 1억1천만원(도비 3천300만원, 시비 7천700만원)을 투입해 11명의 청년예비창업가를 지원한다. 이들에겐 팀당 700만원의 창업활동비, 창업교육 및 컨설팅, 창업공간과 기자재 등을 지원하며 관계기관과의 네트워킹 및 사업 연계도 지원한다.

안동시는 올해 안동대 창업지원센터와 안동과학대 창업보육센터에 각각 청년예비창업자를 모집해 교육 및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우수한 청년창업자 발굴, 양성에 일조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및 청년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기 위한 이 지원 사업에 올해 11명이 선발돼 사업 준비가 한창이다.

안동대에선 총 7명(기창업자 3명, 예비창업 4명)의 각기 다른 참신한 아이디어의 창업 아이템을 갖고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안동대 마카롱과 케이크 맛집으로 유명한 ‘달콤한정류장’을 운영하고 있는 전주영(39·여)씨는 맛있는 딸기케이크를 1년 내내 맛볼 수 있는 가게를 구상, 안동시 청년예비창업 지원 사업을 통해 안동시청 옆에 신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전 씨는 유치원, 초등학생, 중학생들의 창의 수업과 두드림 수업 등 아이들에게 베이킹으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케이크 만들기와 마카롱 만들기 출강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그녀는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케이크와 마카롱을 직접 집에서 만들 수 있는 DIY세트 프렌차이즈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전 씨는 “취미로 시작했던 홈베이킹이 지금은 파티시에라는 나의 천직으로 자리 잡았다”며 “케이크로 마음을 전하고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야외에서 손쉽게 설치할 수 있는 반려동물 울타리,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쿠킹클래스, 멘토링 인터넷 플랫폼, 홈트레이닝 영상 콘텐츠 사업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활용한 사업들이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안동시와 안동대가 돕고 있다.

안동과학대에선 총 4명(기창업자 2명, 예비창업 2명)의 청년 (예비)창업가를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 아이템에는 최근 농촌 관광 활성화 사업 중 하나인 농촌 체험을 보다 효율적이고 많은 사람이 찾을 수 있도록 6차 산업과 IT를 융합한 농촌 체험 O2O 플랫폼 구축 사업을 비롯해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비누 만들기 체험, 광고 디자인, 소음측정 파라솔 등이다.

글 쓰는 책방 ‘가일서가’는 안동시 풍산읍 가곡리 가일마을 내 노동서사 및 노동재사(안동시문화유산 제25호)를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서적을 판매하고 인근 주민들에게 문화적 갈증을 해소해 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안동시 제공
글 쓰는 책방 ‘가일서가’는 안동시 풍산읍 가곡리 가일마을 내 노동서사 및 노동재사(안동시문화유산 제25호)를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서적을 판매하고 인근 주민들에게 문화적 갈증을 해소해 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안동시 제공

◇ 청년마을일자리 뉴딜사업

‘청년마을일자리 뉴딜사업’은 지역 청년들이 마을 자원을 활용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함으로써 청년의 지역 정착과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시는 이 사업에 1억5천750만원(국비 7천312만5천원, 도비 4천218만8천원, 시비 4천218만7천원)을 들여 3팀(9명)을 선발해 지원하고 있다. 시는 우선 이들에게 창업 성공을 위한 교육과 맞춤형 컨설팅을 하고 지역의 마을자원을 활용한 6차 산업화 아이템에 대한 창업 사업비를 1명당 연 1천500만원 팀당 최대 6천만원까지, 1년차 사업평가 결과에 따라 2년 차까지 지원한다.

올해 안동시는 풍천면과 서후면, 와룡면 등에서 사업을 펼칠 3팀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 글 쓰는 책방 ‘가일서가’

‘글 쓰는 책방 : 가일서가’ 팀은 안동시 풍산읍 가곡리 가일마을에서 고택을 활용, 문화공간을 창출해 관광객을 비롯해 경북도청신도시, 마을 주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팀은 안동시 문화유산 제25호인 노동서사 및 노동재사 건물을 리모델링해 창작그림책 및 북큐레이션으로 컨셉을 담은 서점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선 ‘자연과 글을 벗하는 시골의 삶’을 주제로 곁에 두고 읽을 만한 100여 권의 책을 선정해 판매하고 있다. 또 장기적으론 가일마을 전체를 작가 및 프리랜서들의 정주형 공간으로 형성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우선 고택(빈집 등)의 순차적인 공간 리노베이션을 통해 마을 전체의 공간콘텐츠 확대하고 마을주민들의 유휴공간(집, 방) 활용을 통해 숙박시설 확충, 도시를 떠나 글을 쓰거나 작업을 하는 프리랜서들을 위한 레지던시 기능도 할 예정이다.

김현정·이가람 가일서가 대표는 “마을주민들의 소득증대 및 자부심 고취, 지역 내 창의적 문화공간으로 지역주민들의 갈증 해소, 국내외 관광객 수 및 정주시간 증대 등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글쓰기와 책만들기 등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기획 및 개발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마을 생산 농산물 활용한 ‘청년방앗간’

‘청년방앗간’은 안동시 서후면 금계리 인근 폐가 및 폐건물을 활용해 가공시설을 비롯해 체험· 휴양 시설을 갖추고 지역 특산물인 안동고추를 활용한 체험학습을 운영할 계획이다.

체험 참가자들은 고추의 선별 방법 등을 배우고 직접 선별한 고추를 활용해 고춧가루를 만들고 고추장까지 만들어 볼 수 있다. 또 마을 인근 ‘종택’에서의 문중 유교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이 팀은 ‘지역 농업과 함께 성장하는 청년창업’이라는 목적으로 1차 농업만이 주류인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들이 2차, 3차 역할을 담당해 이를 통한 농가 소득 창출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발판이 되고자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한다.

△ 체험용 가족 테마파크 ‘어드벤처 스토리’

어드벤처 스토리(Adventure Story) 팀은 안동시 와룡면 이하리에 실내 테마파크인 플레이 파크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최근 미세 먼지로 인해 소극적인 야외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인 아이들에게 쾌적하고 미세먼지 걱정이 없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추진됐다. 이곳에선 어린이들이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활동을 비롯해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아무런 걱정 없이 온몸 놀이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또 지역마을자원을 활용해 마을의 농산물을 활용한 체험, 소개, 판매를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도 할 계획이다.

이곳엔 가족과 함께하는 체험형 테마파크, 농촌 테마별 체험, 실내 익스트림 스포츠 체험, 근거리 관광코스, 농산물 직거래 장터 등이 마련된다.

안동시 청년예비창업 지원 사업을 통해 신규 매장을 준비하고 있는 전주영 달콤한정류장 대표가 최근 유행하는 미니 도시락 케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안동시 제공
안동시 청년예비창업 지원 사업을 통해 신규 매장을 준비하고 있는 전주영 달콤한정류장 대표가 최근 유행하는 미니 도시락 케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안동시 제공

◇ 일자리 창출 우수 기업 지원 사업

안동시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업 지원뿐만 아니라 이들을 비롯해 중장년층까지 신규 고용실적이 우수한 지역 중소기업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일자리 창출 우수 기업 지원 사업이다.

이 사업은 기존 중소기업 인터사원제와 별도로 고용실적이 우수한 기업에 근로환경개선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비롯해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개선 및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도 돕는다.

안동시는 올해 총 사업비 9천782만6천원(도비 2천935만원, 시비 6천847만6천원)을 투입해 우수 중소기업의 근로자 복지시설 개보수 또는 물품 구입 지원을 한다. 기업 당 지원 규모는 신규 채용 인원에 따른 고용지수별로 최대 4천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김광수 안동시 일자리경제과장은 “지역에 다양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도시 청년의 유입하는 동시에 지역 청년들의 정착을 유도하겠다”면서 “앞으로도 지역 일자리를 만들고, 마을 공동체 복원을 비롯해 지역 중소기업까지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시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안동시는 이밖에도 중소기업 인턴사원제, 공공부문 및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 등 현장과 연계한 다양한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