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지난 18일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는 ‘8 to 5’근무제가 의외의 호평을 받고있어 화제다. 지난 9월 포스코 노사가 임단협을 통해 근무시간을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에서 ‘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으로 변경함으로써 시행할 수 있게 된 탄력근무제가 포스코에 새로운 직장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포스코가 1시간 이른 출퇴근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기업 시민’을 강조하며 임직원이 행복하고 보람이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최정우 현 포스코 회장의 경영방침이 반영된 결과여서 향후 이같은 추세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매주 금요일 하루 ‘8 to 5’근무제를 시범운영하고 있지만 대다수 직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임에 따라 조만간 대상직원이나 시행일수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포스코 직원들이 1시간 일찍 출근하고, 1시간 일찍 퇴근하게 됨에 따라 해당직원들의 여가시간 활용에도 적지않은 변화가 일고 있다. 영어, 제2외국어 등 평소 공부하고 싶은 학원을 등록하는 직원에서부터 헬스장을 등록해 체력단련에 매진하는 직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포항시 평생학습원 여성문화관이 포스코 8 to 5 근무제 시행에 맞춰 개강한 직장인을 위한 저녁특강에 수강생들이 대거 몰린 것 역시 당연한 나비효과로 풀이된다. 여가시간이 1시간 늘어났을 뿐이지만 직원들의 자기실현욕구를 자극하는 단초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한 마디로 포항지역에 워라밸문화가 확산되는 계기를 맞고있다는 평가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Work-life balance의 준말로, 1970년대 후반 영국에서 개인의 업무와 사생활 간의 균형을 묘사하는 단어로 처음 등장했다. 워라밸은 연봉에 상관없이 높은 업무 강도에 시달리거나, 잦은 야근 등으로 개인적인 삶이 없어진 현대사회에서 직장이나 직업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적인 철강경기 침체가 철강도시로 성장하고, 자리매김해온 포항지역 근로자들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는 가운데 근로자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워라밸 문화 확산이 포항지역 근로자들의 삶속에 위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