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경제산업실 행정감사
이칠구 의원 “포항 최고 점수 획득에도 구미 쪽으로 보고”
담당 직원, 용역기관인 대경 연구원 2차례 호출 ‘압력 의혹’
“윗선 지시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 책임소재 가려야” 강조

이칠구 도의원
이칠구 도의원

‘공문서 위조냐, 왜곡이냐’

14일 열린 경북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의 경북도 일자리경제산업실 행정사무감사에서 (가칭)경북과학산업기획평가원의 ‘용역결과 보고서 위조’ 여부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평가원은 현재 포항의 소프트웨어융합센터와 구미의 경북과학기술진흥센터를 통합해 포항이나 구미 등 한 곳에 통합설립될 예정으로, 경북도가 추진중이다. 이 두 기관은 현재 과학기술 연구업무를 수행하며, 중앙부처가 지역혁신사업을 시행할 시 일선기관의 역할을 맡고 있다. 경북도는 업무에서 뚜렷한 차별화가 안되고 중복되는 점도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경제진흥원 소속으로 통합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용역을 발주했다. 이철우 지사의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문제는 용역결과 보고 과정을 두고 사단이 벌어졌다. 용역 결과, 평가원의 입지는 여러 인프라 측면에서 포항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구미, 경산, 안동 순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북도가 용역결과를 지사에게 보고하면서 구미쪽으로 유리하게 작성해 보고했다는 것이 의회의 추궁 요지이다.

이칠구(포항)의원은 “평가원 설립은 용역결과를 토대로 입지선정 등을 해야하는 것이 마땅하나, 경북도는 용역결과를 도외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례로 용역 결과 “구미의 경우 기초과학인프라가 부족하나 올해 하반기 강소특구로 지정되기 때문에 해소될수 있다”라고 보고한 만큼, “이는 문서위조에 해당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용역중 담당 과장이 용역기관인 대경연구원 연구원을 2차례나 불렀다”면서 “이는 용역행위에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황병직(영주) 의원도 용역결과 보고는 공문서 위조라고 지적했다. 남진복(울릉) 의원은 ‘문서위조냐, 아니면 왜곡이냐’며 따져 물었다. 또 “이러한 사항은 윗선의 지시가 없으면 있을수 없다고 판단된다”며, 윗선 지시 여부를 재삼 질문하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리는 등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칠구 의원은 보충질의에서 “지사에게 보고된 용역결과 보고서는 기관 선정과 지역선정 등 둘 다 위조됐다”며 “이외에 충격적인 사실이 더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집행부는 이 사실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제로베이스에서 새로 검토하고 이와 관련된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김호진 도 일자리경제산업실장은 “문서위조는 절대 아니고, 변형은 됐다고 본다”며 “다만 보고서를 요약하다 보면, 용역결과 보고서를 100% 그대로 반영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입지선정은 결정된 바가 없고, 향후 여러 방안을 갖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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