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6급이하 공무원 자발적 운영
발굴시책 165건 중 21건 사업화
비슷한 시책들 뿐 성과도 없어

[칠곡] 칠곡군이 매년 약 4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시책개발기획단이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예산 낭비 논란에 휩싸였다.

시책개발기획단은 군정을 이끌 새로운 시책 발굴과 직원 상호 간 소통·토론문화 확산을 위해 백선기 칠곡군수가 2015년부터 야심차게 운영하는 비상설 연구 모임이다. 모임은 연초에 구성·운영계획에 따라 6급 이하 공무원들이 자발적 참여한다. 하지만 매년 투입되는 예산에 비해 발굴되는 시책들은 현실에 맞지 않아 사업에 반영되는 비율은 매우 미비한 실정이다.

군에 따르면 첫 해인 2015년에는 47건의 시책이 발굴됐고, 2016년에는 5건, 2017년 64건, 2018년 36건, 2019년 13건 등 총 165건의 시책이 발굴됐다. 군 측은 165건의 발굴된 시책 중 사업에 반영된 시책이 21건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군정에 반영된 21건의 시책 중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가지고 예산투입이 된 시책은 역사너울길 조성사업과 꿀벌케릭터사업화 추진 등 2건에 불과했다.

또 반영된 시책이라고는 하지만, 제목만 약간 다를 뿐 비슷한 성향의 시책들 뿐이다.

실제, TV방송을 통한 낙동강 주변시설 홍보, 낙동강 세계평화대축전과 연계하는 시책들이 대부분이라 다양성과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다.

전문성이 결여되다보니 반영된 시책들이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칠곡군이지만, 해결책은 찾지 않고 매년 예산만 들어붓고 있다.

올해에도 역량강화 워크숍에 1천500만원, 선진지 벤치마킹에 800만원, 해외선진지 견학에 1천500만원을 사용했지만, 발굴된 시책은 13건으로, 이마저도 새롭거나 실현가능성 높은 시책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군은 최우수 1팀에 80만원, 노력상 3팀에게 각 50만원의 포상금까지 전달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타 지자체에 비해 칠곡군 공무원 수가 열악한 점이 많음에도 시책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느 정도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자발적 참여가 가능하다”며 “시행 초기 창의적인 아이디어 위주로 시책을 발굴하다보니 실현 가능성이 떨어졌으나 올해부터는 실현 가능한 시책 1∼2가지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 내부에서조차 시책개발기획단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그 일이 다른 부서의 직무와 연계된다면 눈치가 보여서 함부로 말을 꺼내지 못하는 공무원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군에서는 자발적인 모임이라고 말하지만 진정 자발적인 모임인지 반성해야 한다”면서 “자발적으로 참여시키기 위해 인센티브를 주는 것인지, 반강요에 의해 참여시켰기 때문에 위로차원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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