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구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국제정치학
변창구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국제정치학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11월 1일)에 의하면 조국 사태로 반짝 반등했던 한국당 지지율은 장관 사퇴 이후 다시 급락하고 있다. 민주당 40%, 한국당 23%로서 17%의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한국당의 지지기반인 TK지역과 선거의 승패를 결정짓는 중도층의 하락폭이 크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혁신과 변화를 모르는 한국당은 조국 낙마에 취해서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자충수까지 두었다. 생업을 뒤로한 채 거리에 나선 국민들이 조국의 사퇴를 이끌어내었는데 당 지도부는 인사청문회 위원들에게 상품권·표창장을 나누어주면서 자축행사를 벌였으니 어이가 없다. 또한 자신들이 여당일 때 만든 국회선진화법을 지키지 않은 의원들에게 공천 가산점을 주겠다고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물러섰다. 민심과는 거리가 먼 당 지도부의 ‘오만과 오판’의 결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당이 총선 승리를 말한다면 ‘소가 웃을 일’이다. 시대는 바뀌었는데 여전히 구태의연한 모습을 버리지 못하고 기득권 유지에 급급하니 국민은 외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당이 진정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고자 한다면 ‘환골탈태’의 각오로 다음과 같이 ‘혁명적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첫째, 한국당은 ‘영남’과 ‘극우’에 갇혀서는 안 된다. 영남지역과 극우 태극기부대에 의존하는 정치는 더 이상 ‘확장성’이 없다. 합리적 중도와 개혁적 보수, 나아가 젊은 세대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영남안일주의’와 ‘보수 꼴통’의 이미지를 극복해야 한다. 특히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TK지역 의원들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살신성인(殺身成仁)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둘째, 당의 혁신을 위한 전면적 물갈이, 즉 ‘인적 쇄신’이다.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들을 대대적으로 영입함으로써 ‘당 혁신의 동력’을 얻어야 한다. 변화를 거부하는 수구주의자들은 당의 혁신에 방해가 될 뿐이다. 당 지도부는 ‘엄격한 현역 평가’와 ‘혁신적 공천 룰’을 적용하여 낡은 인물들을 대폭 교체하고 ‘미래형 인재들’이 정치에 입문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주어야 한다.

셋째, 수권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대안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당의 힘, 즉 ‘수권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외교·안보 등 전반적 정책 실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당의 지지율이 저조한 것은 대안정당·정책정당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의 실정에 기대어 반사이익만 챙기려는 정당은 희망이 없다.

마지막으로 한국당은 보수 통합을 위하여 ‘박근혜’를 넘어서야 한다. 아직도 탄핵책임을 두고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는 것은 당시 거리에 나섰던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최선의 총선전략은 ‘박근혜’와 ‘탄핵’을 넘어 ‘국민이 명령하는 당의 혁신과 보수 통합’에 매진하는 것이다. 이제 5개월 후 한국당이 받아 쥐게 될 총선 성적표는 바로 여기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