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업비 101억원 들여 임은동에
후손과 명칭 변경 갈등 해소 관심
시의회 예산안 통과 쉽지 않을 듯

[구미] 구미시가 독립운동가 후손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기념공원 조성사업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시에 따르면 총사업비 101억원을 들여 임은동 왕산허위선생기념관 주변 임야 등 7천500㎡를 매입해 왕산기념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내년 예산으로 실시설계 용역비 1억원을 반영하고, 내년 6월까지 실시설계 인가를 받아 토지 보상절차를 거친 뒤 2024년부터 2년간 공사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시는 그동안 산동면 물빛공원에 설치하려던 허위 선생 가문 독립운동가 14명의 동상을 기념공원으로 옮기고 물빛공원 내 왕산광장과 왕산루(누각)의 명칭을 산동광장과 산동루로 변경하는 것을 두고 허위 선생 후손과 갈등을 빚어왔다.

시는 14명의 동상을 기념공원으로 옮기고 광장·누각 명칭을 변경하는 대신 기념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안을 허위 선생 후손에게 전달했으며, 후손 측도 기본적으로 사업안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지에 우려를 전했다.

시가 매입하려는 임야 등은 내년 7월부터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돼 사업 추진이 시급하고, 총사업비 101억원의 조달이 시 재정 형편상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장재일 구미시 공원녹지과장은 “내년 6월까지 실시설계 인가를 받으면 도시공원 일몰제를 적용받지 않고 5년 내 용지를 매입할 수 있다”며 “공원 조성안을 허위 선생 후손이 받아들이면 사업계획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산을 집행하는 구미시의회의 일부 시의원들의 반대가 예상되고 있어 예산안이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 홍난이 시의원이 지난달 25일 SNS에 “죽은자에 대해서만 관심이 집중되는 도시(는) 답 없다. 박정희든 왕산이든”이라고 적은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일부 시의원들의 극심한 반대가 예상된다. 홍 의원은 자신의 글이 논란이 되자 현재는 삭제한 상태다.

또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가 11일 구미시청에서 공원 명칭 선정 과정에서 왕산 허위선생 일가 기념시설 배제 경위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가 민주당 홍난이 구미시의원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주목된다.

한편, 허위 선생은 1908년 의병투쟁으로 일제에 의해 사형을 당한 ‘서대문형무소 1호 사형수’이자 독립운동 선구자이다. 허위 선생의 형제와 자녀 등 14명이 독립운동가인 국내 최대의 독립운동가 집안이다. /김락현기자

    김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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