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이후 대관은 주민공청회 뿐
아무런 행사·공연 없으니 발길 뚝
올 연말까진 아무런 계획도 없어
郡 “일정 촉박 책자 등 준비 못해
내년부터 공연계획 마련하기로”

지난 9일 오후 2시께 방문했지만 텅빈 칠곡 향사아트센터 내부.

[칠곡] 지난 9일 오후 2시 칠곡군 석적읍 중지리에 있는 칠곡향사아트센터를 찾았다. ·

주민들이나 관광객들의 그림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청년협의회칠곡군연합회 회장단 이·취임식 등으로 북적이는 인근의 호국평화기념관·꿀벌나라테마공원과는 대조를 이뤘다.

칠곡군이 국악교육의 선구자인 향사 박귀희 명창을 추모하기 위해서 116억원을 들여 지난달 지하 1층, 지상 2층 연건평 1749㎡ 규모로 개관한 지역 최초의 국악공연장 칠곡향사아트센터가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텅빈 공간에서 오는 오싹함이 밀려왔다. 내부로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문을 밀고 발걸음을 옮겼다.

240석의 공연장은 모두 자물쇠가 걸려 있었고, 안내원이나 안내책자도 없었다. 내부 폐쇄회로(CCTV)만 작동되는 것 같았다.

향사(香史) 박귀희 명창의 귀중한 유품 전시실 역시 관리인이 없어 유품 훼손 등 유사시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을 듯 보였다.

센터에 마련된 교육실 겸 연습실 2곳 역시 문이 잠겨 있었다.

건물 밖으로 나오니 운동을 하는 동네 주민을 만날 수 있었다.

주민 A씨는 “지난달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 행사 기간에는 전시와 각종 행사로 사람들이 찾아 왔지만, 행사나 공연이 없으니 사람들이 건물 안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거의 한달 가까이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칠곡군에 확인한 결과, 개관 이후에는 군 행사인 주민공청회를 위한 대관 말고는 아무런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주민 말대로 한 달 가까이 방치돼 온 것이다. 더욱 문제는 올해 연말까지 그 어떤 행사 계획도 잡혀 있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향사아트센터 성격에 맞는 대관 신청이 들어오면 대관해 줄 예정이다. 내년부터 공연계획을 마련하겠다. 개관 일정이 촉박해 안내책자 및 홈페이지 등을 미리 만들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군민들은 “막대한 혈세로 건립한 향사아트센터가 방치되고 있다는 것은 공무원들의 책임이 크다”며 “센터 건립 일정에 맞춰 홍보책자와 홈페지를 만들고 지역 문화예술계 등을 상대로 공연계획도 짜고,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박귀희 명창 관련 교육을 이어갈 수 있다면 당초 센터 건립 취지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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