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법 형사2부(이재희 부장판사)는 6일 고수익을 미끼로 거액을 투자받은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사기)로 구속기소된 한때 ‘청년 버핏’으로 알려진 박모(34)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의 원심을 깨고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이 처음부터 남의 재산을 가로챌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고 상당 금액을 장학금 등으로 사용한 점, 자기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 복구에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 형량은 무겁게 보인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 2016년 10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지인 A씨에게 높은 수익을 약속하며 13억9천만원을 받은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이 돈을 주식 등에 투자하지 않고 기부나 장학사업 등에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주식 투자로 큰 수익을 내지 못했는데도 사회적 인정을 위해 부를 축적한 듯 행세하고 채무수습에 자금 돌려막기 식으로 이용하는 등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며 피해 투자금 대부분이 변제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언론에 소개된 장학사업을 위해 피해가 발생했어도 범행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씨는 수년 전 주식시장에서 종잣돈 1천500만원을 400억원대로 불린 것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청년 버핏’이라는 별칭까지 얻었고 이후 대학이나 사회단체 등에 거액을 기부해 투자자와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2017년 한 유명 주식 투자자가 SNS에서 박씨에게 주식 계좌 인증을 요구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김영태기자

    김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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