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20초 짜리, 3개 나눈 것” 울분 토해
“유족 한 번 더 죽이는 것… 진실 파헤쳐야”
행안부‧해경 “지휘부 등에 유족 뜻 전달 할 것”

5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강서소방서에서 지난달 31일 독도 인근에 추락한 소방헬기 탑승원의 가족들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얘기하고 있다.
5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강서소방서에서 지난달 31일 독도 인근에 추락한 소방헬기 탑승원의 가족들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얘기하고 있다.

해경이 6일 오전 독도 해역 소방헬기 추락사고 유족들이 있는 대구 달성군 강서소방서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KBS가 임의제출한 영상을 유족들에게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은 약 20초 짜리로 지난 2일 KBS 뉴스 9을 통해 보도된 영상과 같은 내용이다.

영상에는 추락헬기가 독도에 착륙하는 장면과 이륙하는 장면만 찍혔을 뿐 환자를 헬기에 태우는 모습이나 헬기가 추락하는 장면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영상 공개 후 유족들은 "동영상 20초 짜리를 3개로 나눈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후 곧바로 유족대기실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과정에서 한 유족은 실신해 병원에 이송되기까지 했다.

유족들은 KBS 관계자들을 향해 "이걸 또 틀줄 몰랐다. 환자 타는 거 짜르고 헬기 이륙했을 때 짤랐잖아. 왜 날아가는 건 없냐고. 이미 다 아는 영상을…"이라며 소리쳤다.

또 "헬기 뜨는 것만 봐도 가슴이 무너지는데...오늘까지 KBS의 일말의 양심을 기다렸다"며 "압수수색을 통해 원본 영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종자 유족들은 "압수수색 통해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며 "KBS의 이 같은 행태는 여기있는 가족들 한번 더 죽이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족들은 KBS사장 및 영상을 찍은 직원(철탑맨), 기사를 보도한 기자 등 3명 외에는 어떠한 KBS관계자들을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와 해경은 지휘부와 해경 고위관계자들에게 유족의 뜻을 전달할 것을 약속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유족의 뜻을 KBS와 해경 지휘부, 고위관계자들에게 전달하겠다"며 "해경에서 추가로 성명할 부분이 있다면 정확하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오후 11시26분께 독도에서 환자와 보호자, 소방구조대원 등 7명이 탑승한 소방헬기가 이륙 후 2~3분 뒤 독도 동도 선착장 남쪽 600m 해상에 추락해 3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이 사고로 김종필(46) 기장과 이종후(39) 부기장, 서정용(45) 정비실장, 박단비(29·여) 구급대원, 배혁(31) 구조대원, 환자 윤영호(59)씨, 보호자 박기동(46)씨 등 7명이 실종됐다.

이 중 이 부기장과 서 정비실장의 시신은 지난 2일 수습돼 대구 동산병원 이송됐다.

해군은 지난 5일 밤 0시30분께 청해진함의 무인잠수함(ROV)을 투입해 수색하던 중 동체 인양 위치와 같은 위치에서 실종자 시신 1구(남성)를 추가로 발견, 오후 5시45분께 수습했다. 나머지 4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이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