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를 찾아줘’ 정연 역으로
14년 만에 스크린 복귀 기대감
“엄마가 됐다는 점에서
‘금자씨’와는 다른 감정
나에게 가족은 자양분”

배우 이영애가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점에서 열린 영화 ‘나를 찾아줘’ 제작발표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가 그동안 엄마가 됐기 때문에 아이를 찾는 엄마 역할을 더욱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어요.”

영화 ‘나를 찾아줘’로 ‘친절한 금자씨’(2005) 이후 1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배우 이영애(48)가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나를 찾아줘’는 실종된 지 6년 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고 낯선 곳으로 떠난 정연의 이야기를 그리는 스릴러 영화다. 경찰 홍 경장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이 무엇인가 숨기고 있음을 직감한 정연은 포기하지 않고 진실을 찾기 시작한다. 정연을 이영애가 연기했다.

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영애는 “‘친절한 금자씨’의 금자씨도 모성애가 있는 엄마였지만, ‘나를 찾아줘’ 정연과의 차이는 제가 정말 엄마가 됐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여러 가지를 더 느낄 수 있었고 더 힘들고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친절한 금자씨’만큼 제 전환점이 될 작품일 것 같은 기대와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애는 실제 자신의 육아 경험이 영화에도 녹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제가 직접 7~8년 엄마로서 살아왔는데, 그래서 제 안에 담긴 감정들이 영화에 어떻게 나타났을지 저도 궁금해요. 제가 결혼 전에는 역할과 장르의 색깔에 집중해서 욕심을 냈는데, 엄마가 되고 나니까 제가 하는 작품이 적어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엄마가 된 이후에)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나 싶어요.”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 작품이 “스릴러지만 따뜻하다”고 한다.

“감동이 있고, 착한 사람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지리멸렬한 인간 군상이 나오는데 그것이 현실 같았다”는 그는 “그것이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여운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늦게 결혼해서 가족을 이루고 엄마가 됐기 때문에 그 생활에 집중하느라고 시간이 이렇게 지난 지 몰랐다”며 “이런 시간이 큰 자양분이 돼서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뿌리가 되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도 가정(주부)과 배우로서의 균형을 맞춰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아들을 찾는 정연을 경계하는 홍 경장은 유재명이 맡았다.

유재명은 “작품이 상징적이고 스릴러 형태를 띠고 있으면서도 일상적인 호흡도 필요로 하는 작품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영애와 함께 연기한 데 대해서는 “함께 호흡을 맞출 거라고 상상도 못 해봤었다”며 “준비하고 노력했던 것들을 가지고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상상 이상의 행복이었다”고 돌아봤다.

연출은 김승우 감독이 맡았다. 이번 작품이 데뷔작이다.

김 감독은 “12년 전 우연히 아이를 찾는다는 현수막을 보고 그걸 붙인 부모님과그 뒤에 계신 분들이 떠올라서 마음이 아팠다. 그 후 운명적으로 글을 쓰게 됐다”며“모두가 진실을 은폐하는 곳에 아이를 찾기 위해 뛰어든 정연이 아이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우리가 잊고 사는 소중한 가치에 대한 영화다”고 설명했다.

개봉은 오는 27일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