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가 해군 청해진함에 의해 인양됐으나 기대됐던 실종자 시신 추가 수습에는 진전이 없었다. 추락사고의 원인조차 오리무중이어서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드러난 또 한 가지 큰 문제점은 동해어업 전진기지 울릉도의 열악한 의료수준이다. 추락사고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밝혀 사고 재발을 방지하는 것 못지않게 울릉도의 취약한 의료체계와 의료수준의 업그레이드가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가 사고 나흘만인 3일 오후 인양됐다. 그러나 헬기 내부에 있을 것으로 추정됐던 실종자 1명의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해경은 3일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 동체를 인양한 뒤 내부를 수색했지만,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소방헬기는 지난달 31일 오후 11시 25분께 조업 중 손가락이 절단된 응급환자를 육상으로 긴급이송하고자 독도에서 이륙한 지 2∼3분 만에 바다로 추락했다. 사고 헬기에는 기장과 부기장, 정비사 1명, 항공구급사 1명, 항공구조사 1명 등 소방공무원 5명과 손가락 절단 환자, 환자의 동료 선원 등 7명이 탑승했었다.

귀한 목숨을 앗아간 안타까운 헬기추락 사고의 이면에 자리한 형편없이 열악한 동해안 어업여건이 민낯을 드러냈다는 것이 어민들의 한탄이다. 연안어업 전진기지인 울릉도 일원을 중심으로 한 어선들의 안전사고는 겨울철 어로가 본격화되면 매일같이 반복되지만 대부분 드러나지 않고 넘어간다고 한다.

동해에서 조업하는 어선들이 사고를 당하면 피난항인 울릉도를 찾는데, 울릉도의 의료시설은 고작 공중보건의로 채워진 울릉군 보건의료원이 전부다.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중앙119구조본부, 경북소방본부, 해경 헬기가 출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 분석해 동일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적나라하게 드러난 울릉도의 척박한 의료환경을 개선하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손가락 잘린 어부를 치료하기 위해 달려간 헬기가 추락한 비극 그 이면의 부끄러운 모순을 묵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