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손학규·정동영 등
文 대통령 위로
與 정치인들은 조문 못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을 찾아 조문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 30일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번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정치인들의 조문은 정중히 사양하고 있으며, 실제로 여당 정치인들의 조문은 받지 않았다. 다만 야당 대표들에 대해서는 차마 거절하지 못해 조문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9시 54분 기독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등 7대 종단 지도자들이 빈소로 향해 조문했다. 종단 지도자들은 문 대통령이 이달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마련한 간담회에 참석한 인사들로 알려졌다. 다만, 문 대통령은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이 오후에 보낸 조화는 돌려보냈다. 부산 민주화 운동의 대부이자 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도 빈소를 찾았다.

주한 외교사절들도 빈소를 찾거나 애도 메시지를 전하며 고인을 기렸다. 청와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한반도 주변 4강(미중일러) 대사가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마련된 강 여사 빈소를 차례로 찾았다. 오후 5시 10분께 추궈훙(邱國洪) 중국대사와 안드레이 쿨릭 러시아대사가 먼저 도착해 약 10분 뒤 빈소에 입장했다. 5시 30분께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일본 대사가, 5시 40분께 해리 해리스 미국대사가 빈소로 들어갔다. 조문은 일본, 러시아, 중국, 미국 대사 순으로 진행됐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네 대사는 5시 55분께 함께 빈소에서 나왔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차례로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오후 6시 30분께 빈소를 찾았다. 조문에 나선 황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고, 문 대통령은 “먼 곳에 와줘서 고맙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문 직후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마음 깊이 애도를 표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반면 여당 정치인들은 조문을 하지 못하고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전날 오후 11시 15분과 이날 오전 7시 등 두 번이나 남천성당을 찾았으나 조문하지 못했다. 인근에서 1박을 했다는 김 의원은 “어쩔 수 없다”며 발길을 돌렸다. 최측근인 조한기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역시 성당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고,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전날 조문하러 왔으나 돌아가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천성당 인근에 관사를 둔 오거돈 부산시장도 출근길에 남천성당에 잠시 들어가긴 했으나 조문은 못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고인의 발인은 31일로 예정돼 있다. 고인은 당일 오전 장례미사 이후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안장될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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