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무렵 영덕의 가을 풍광.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영덕군에도 가을이 성큼 와 닿았다. 주민과 군 관계자의 노력, 여기에 국민들의 크고 작은 지원에 힘입어 ‘동쪽 바닷가 아름다운 관광도시’로서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영덕.

자연 재난으로 인해 아픔을 겪은 지역을 찾아가는 것은 거기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도움을 줄 수 있다. 영덕을 여행하며 그곳 숙박업소와 식당을 이용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보탬을 주고, 태풍으로 인한 군민들의 상처를 다독여주겠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영덕의 가을 여행지’ 몇 곳을 소개한다.
 

영덕군의 공원·전시관 찾아 떠나는 낭만의 장소엔
산불로 버려진 땅 일군 ‘산림생태문화체험공원’ 등
청정바다·24m창모말등대 일출·빛으로 물든 야경
아름다운 경관·맑은공기로 몸과 마음 치유 ‘힐링’
영덕대게·동해안 청정해역 해산물 먹거리 ‘푸짐’

◇아름다움 뽐내는 산림생태문화체험공원과 해맞이공원

영덕읍 창포리 산림생태문화체험공원은 1997년 큰 산불이 발생한 지역에 만들어졌다. 영덕군은 버려진 땅을 희망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2008년부터 7년간 104ha 규모의 근린공원을 조성했다.

이를 통해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희망의 재생산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 이 공원은 근사한 자연 경관과 맑은 공기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있다.

산림생태문화체험공원은 조경시설, 휴양시설, 교양시설, 편의시설로 나눠 형성됐다. 출렁다리, 인공 계류지, 자연형 계류지, 모래연못, 데크 로드, 관찰식물원은 여행자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나이테 쉼터, 갈림길 쉼터, 통나무 쉼터 등은 편안한 휴식을 선물한다. 숲속음악당과 국립 청소년환경센터는 교양시설의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영덕 산림생태문화체험공원을 찾은 관광객.
영덕 산림생태문화체험공원을 찾은 관광객.

주변에선 전국적으로 유명한 영덕대게와 동해 청정해역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다. 예술의 향기 가득한 해맞이예술관과 목공예체험장도 인기다.

영덕군 시설관리사업소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붉은 태양을 떠올리게 하는 꽃무릇과 핑크빛 추억을 안겨주는 핑크뮬리를 심어 낭만을 더했다.

해맞이공원은 울창한 해송으로 둘러싸인 창포리 일대 해안선을 따라 조성됐다. 만들 당시 “자연 그대로의 공원을 지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불로 인해 쓰러진 나무가 침목 계단이 됐고, 산책로의 주요 재료로 다시 태어났다. 사진 촬영과 경치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데크가 마련됐고, 파고라도 생겼다.

해맞이공원 전면엔 갖가지 야생화가 심어져 아름다움을 더한다. 1천500여 개의 나무 계단이 바다까지 엮여 내려간 산책로도 멋지다.

영덕대게의 집게발을 형상화한 창포말등대의 높이는 24m. 그 아래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을 1년 내내 볼 수 있다. 이곳은 일출 풍경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이색적 경관조명이 장관을 이루는 해맞이공원 산책로도 멀리서 영덕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빛의 축제가 펼쳐지는 ‘루미나리에 길’은 해맞이공원의 밤을 휘황하게 수놓고 있다.

 

영덕군 산성계곡.
영덕군 산성계곡.

◇드라마 촬영지의 낭만 느낄 수 있는 삼사해상공원

영덕군이 “동해의 맑은 정기가 곳곳에 서린 곳”이라 설명하는 삼사해상공원. 청정한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동해와 근사한 하모니를 이루는 주위의 경관 또한 일품이라는 평가다.

아이들의 손을 잡은 젊은 부부들은 주말만이 아닌 평일에도 이곳을 찾아 낭만을 즐기고 추억을 만든다. 영덕 군민들은 삼사해상공원을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북한이 고향인 이들의 서러움을 달래주는 망향탑과 경북대종, 공연장과 폭포 등이 흥미로운 볼거리다. 1997년 1월 1일 처음 개최한 ‘해맞이축제’의 인기는 지금도 여전하다.

공원 광장에는 500대의 자동차를 세울 수 있는 주차시설이 완비돼 있다. 인공폭포 역시 많은 이들이 찾는다는 게 영덕군청의 부연이다.

이곳은 오래 전 큰 인기를 끈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 영덕은 대게의 명성과 아름다운 풍광을 보다 널리 알릴 수 있었다.

인근 골프장과 산책로, 해안 드라이브 코스는 비단 여름철만이 아닌 지금도 사람들이 적지 않게 방문해 영덕이 주는 즐거움과 치유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정크트릭아트 전시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
정크트릭아트 전시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

◇정크트릭아트·신재생에너지·어촌민속전시관

각종 전시관은 영덕군이 내세우는 또 다른 ‘행복한 여행 공간’이다. “상상 이상의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정크트릭아트 전시관은 일상생활 속 폐품을 소재로 만든 정크 작품과 평면 그림으로 착시효과를 주는 트릭아트 작품을 융합해 연출됐다.

산림생태문화체험공원 안에 자리하고 있으며 지난 2017년 개관했다. 1층엔 서바이벌 로봇레이싱, ‘내가 홈런왕’ 등 정크아트가 전시됐고, 2층엔 ‘손오공 VS 헬보이 빅매치’, ‘헐크와의 결투’, ‘아슬아슬 폭포’ 등의 트릭아트를 선보이고 있다. 3층으로 올라가면 팬더동산이 아동 관광객을 반긴다.

“트릭아트를 제대로 즐기려면 포인트를 잘 잡고, 정면보다는 비스듬한 각도로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의 조언이다. 주위엔 신재생에너지 전시관, 풍력발전단지, 바다숲 향기마을, 해맞이캠핑장도 자리했다.

신재생에너지 전시관은 영덕의 대표적 관광자원인 천혜의 자연과 해맞이공원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신재생에너지에 관한 교육이 이루어진다.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의 중심지인 이곳 1층엔 휴게 카페와 편의시설, 2층엔 태양·바람·물·지열 등을 이용해 신재생에너지의 생성 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시설이 들어섰다. 빛을 이용한 프리즘 체험 코너와 동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고성능 망원경은 부모와 함께 전시관을 찾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신재생에너지 전시관은 태양광 자동차, 해바라기 에너지정원, 수소자동차, 바이오매스 원료, 파력발전 등 풍력, 태양열, 수소에너지와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종류와 원리도 알기 쉽게 체득할 수 있는 곳이다. 또 전시 코너와 체험 코너를 갖추고 있어 저탄소 녹색성장의 실질적인 교육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전시관을 중심으로 바람개비공원, 항공기 전시장 등의 볼거리도 적지 않다.

어촌민속 전시관은 사라져 가는 바닷가 마을 전통과 문화를 발굴하고 보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어업문화의 계승·발전은 물론 관광객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경북에서 처음으로 조성된 가족단위 체험·놀이공간이기도 하다.

전시시설, 체험시설, 3D 입체영상관, 옥외조형물 등을 갖춘 이 전시관은 지난 2005년 말 문을 열었다.

영덕군은 “동해 강구항과 풍력발전단지가 만들어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며 “동양의 나폴리라 칭해도 과장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제1전시실에선 영덕의 삶과 의식주, 어촌의 놀이 및 문화, 동해안 별신굿, 어선의 제작 과정, 대게 잡이 당두리배, 영덕의 다양한 어구·어법 등을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제2전시실에서는 각종 유물과 영덕 바다의 비경을 볼 수 있고, 해녀들의 삶도 잠시나마 체험해 볼 수 있다.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모을 산성계곡 생태공원.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모을 산성계곡 생태공원.

◇빼놓으면 아쉬운 산성계곡 생태공원

지난 21일 개장한 ‘영덕 산성계곡 생태공원’은 아직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환경이 보존된 ‘특별한 관광지’다.

달산면 옥산리 숲에 그 모습을 드러낸 공원은 경관이 아름다운 것은 물론이고, 맞닿은 옥계계곡의 비경이 관광객을 불러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덕군청은 “지역 주민들에게도 유익한 자연 쉼터가 돼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성계곡 생태공원에 설치된 체험시설인 ‘네트 어드벤처’는 요즘 트렌드를 반영해 만들었다. 영덕군은 오는 11월 30일까지 이를 운영한 후 관광객들의 반응을 살핀 뒤 체계적 운영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네트 어드벤처’는 통상의 숲 체험시설과 달리 맨몸으로 숲의 기운과 향기를 맛볼 수 있어 모험을 즐기는 여행자들에게 제격이라고 한다.

영덕의 대표적인 산림 체험공간으로 자리 잡을 이 공원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숲과 버려진 농지를 자연친화적으로 복원한 것이며, 환경부가 조성 예산을 지원했다.

/홍성식·박윤식기자

    홍성식·박윤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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