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도시에서 관광도시로 거듭난 구미
⑦도시재생으로 구미관광에 활력을(下)

국내기술로 개발된 무가선 트램.

‘도시재생’ 선정 원도심 원평동 일대에
청년 소상공인 상생플랫폼·복합문화센터 조성
금오시장로 일대 ‘구미맘 놀이연구소’
‘청년아무거나 연구소’ 등 프로그램 개발 추진
트램, 관광객 유치 효과 입증 도입 필수 조건

△원도심이 살아야 관광도 산다

도시가 형성되고 발달하는 과정에서 최초로 도심지 역할을 한 지역을 원도심이라고 한다. 구미시는 원평동 일대가 대표적인 원도심으로 꼽힌다. 이곳은 구미역과 문화로(2번 도로), 새마을 중앙시장을 중심으로 가장 활기가 넘치는 젊은이들의 거리다. 구미가 산업도시로 성장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새로운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도시 외곽의 신도시 개발로 인해 점점 쇠퇴해 왔다. 주말이면 발 디딜 틈도 없이 붐비었던 문화로의 모습은 옛 추억 속에서만 존재하게 됐다. 이러한 원도심의 쇠퇴는 젊은이들의 문화·소비가 타지역으로 이탈하는 현상으로 이어지면서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구미시가 원도심인 원평동 일대를 도시재생으로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구미를 당기다’를 주제로 신청한 공모사업이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2018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구미시는 이번 사업으로 청년·소상공인 상생플랫폼, 복합문화센터, 마을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주민들을 위한 친환경 쉼터를 조성하고, 중앙시장 구간에 야간조명시설과 간이 쉼터를 제작해 상권 활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문화로에는 구간 특화조명을 설치하고 청년문화프로그램 ‘원평 청춘가로 페스티벌’ 기획 및 홍보를 지원해 다시 젊은 거리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자발적인 주민참여로 진행될 수 있도록 도시재생 마을학교, 주민제안사업, 도시재생 기록화 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전 과정에 참여해 평가와 성과 진단, 사업 추진 기록물을 제작할 예정이다.

 

금오시장로(路)의 문화적도시재생.
금오시장로(路)의 문화적도시재생.

△구미의 대표 유흥 장소를 문화적 유흥 공간으로 바꾸다

구미의 대표적인 유흥 장소였던 금오시장로(路)가 최근 누구나 즐겨 찾을 수 있는 문화적 유흥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구미시가 추진하는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으로 지역의 예술가들과 시민들이 금오시장로에서 창의적인 문화활동을 전개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은 지역별 문화를 활용해 낙후된 원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한 전국 지자체 대상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으로, 구미시는 올해 초 사업대상자로 선정됐다. 시는 우선 금오시장로 일대를 문화적 공간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인적그물망을 구축하고, 구성된 인적자원으로 문화콘텐츠 구상과 공동실행,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인적그물망 구축을 위한 워킹그룹은 현재 생생 금오통, 청년 아무거나 연구소, 구미 맘 놀이연구소, 금오시장로 아티스트, 금오시장로 홍보단, 금오시장로 환경정리단 등 6개 그룹으로 구성돼 매주 수요일 저역 워킹그룹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다양한 의제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또 이들은 금오시장로 인근 주민들과 매주 수요일 반상회를 열어 지역의제를 공유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콘텐츠를 실행할 시민모임 ‘쌀롱 드 금오’는 지난 7월 첫 모임을 시작했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시민 30여 명이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금오시장로에서 진행될 문화공연 등에 대해 자유로운 생각을 나누고 그 의견을 반영한다. ‘쌀롱 드 금오’는 그동안의 의견들을 정리해, 주민들과 함께 만드는 마을축제 ‘낮밤없는 문화포차’, ‘금오시장로 예술놀이터’, ‘반짝반짝 금오시장로’ 등의 프로그램을 내년 2월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구미의 대표적인 유흥 장소에서 시민 중심의 문화적 유흥 공간으로 탈바꿈을 시도한 금오시장로가 구미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오의 금오시장로.
정오의 금오시장로.

△구미 산업관광의 필수요소 ‘트램’

구미시는 지난해 무가선 저상 트램 실증노선 선정 공모사업에 신청하려 했으나 일부 지역 시민단체의 억측과 왜곡으로 발생된 반대 여론에 부딪혀 곤혹을 치렀다. 다행히 구미시는 포기하지 않고 예산을 편성해 무가선 저상 트램 조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빠르면 올해 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트램은 도로위에 깔린 레일 위를 주행하는 노면전차를 뜻하는 것으로, 무가선 트램은 전력을 공급하는 전선 없이 배터리로 운행된다. 국내에선 한국철도기술 연구원이 2010년 세계 최초로 무가선 저상 트램을 개발해 시범 운행 공모를 진행했다. 구미시가 추진했던 바로 그 트램 공모사업이다.

구미시가 트램 사업 진행에 주춤하는 사이 광역단체 등 18개 지자체가 트램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트램 열풍이 부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설 비용이 지하철의 1/6 수준이고, 운영비용 또한 지하철의 25%, 경전철의 6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트램 1편의 수송인원이 버스보다 3배나 많은 것도 장점이다. 지상으로 이동하다 보니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 교통 특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예산낭비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교통전문가들은 지하철, 택시, 승용차, 버스전용차로 등 다양한 교통수단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트램의 편익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것을 조언한다.

구미지역의 교통 현실은 어떨까. 도심지가 분산돼 있는 특성으로 자가용 의존도가 50% 이상이며, 노선이 적고, 배차시간이 긴 시내버스보다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은 곳이다. 교통수단 중 버스가 차지하는 수송분담률은 고작 20.9%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대중교통만을 이용해 해당 지역을 여행한 체험수기를 자신의 SNS에 올리는 여행가들도 늘어가는 추세여서 대중교통이 관광산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노레일로 추진된 대구도시철도 3호선의 대구관광 영향은 차치하더라도 트램이 도시재생의 효과와 더불어 관광객 유치에도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미국과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입증이 된 사실이다. 트램은 구미시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과 산업관광 성공의 필수조건인 셈이다.

 

숲속 예술놀이터.
숲속 예술놀이터.

△지속가능성은 기본 조건

구미시는 도시재생을 기반으로 산업관광에도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다양한 프로젝트 추진하고 있다. 장세용 구미시장의 말대로 도시재생은 공간을 무엇으로 채우냐가 중요한 것으로, 그 공간에는 문화, 복지, 관광, 교육 등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모든 것을 담아야 한다. 도시재생 전문가인 장 시장의 말대로 구미시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낙후된 도심공간을 채우는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재생은 분명 관광에도 영향을 미쳐 구미시가 대한민국 대표 산업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관 주도의 사업에 익숙한 탓에 주민 스스로 사업을 주도한다면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구미시는 지난 5월 도시재생 지원센터를 개소해 주민 주도형 도시재생을 돕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국토부의 도시재생뉴딜 교육비 지원 사업에 선정돼 1천만 원을 지원받아 주민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주민활동가를 양성해 도시재생에 주도적인 역할도 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센터는 서울시 도시재생지원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도시재생에 대한 정책·정보 교류, 도시재생대학 등 학습 및 교육, 도시재생 관련 홍보 등 포괄적인 업무에 협력하기로 했다. 주민 주도형 도시재생이 지속가능성만 확보한다면 구미시의 산업관광 또한 지속가능한 성공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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