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 태스크포스(TF)팀에 대한 표창장 수여식은 황당하다. 조국 장관이 물러났지만, 정국은 오히려 더 살벌하고 첨예하게 굴러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책 기조를 바꿀 마음이 추호도 없음이 확인됐고, 패스트트랙 위에 오른 ‘공수처(공직자비리수사처)’는 괴물로 탄생할 위기에 처했다.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지금 이렇게 ‘조국 戰勝’을 자축하며 떡 돌리고 웃음판 만들 때가 결코 아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22일 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이 끝난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조국 인사청문특별위원회 TF팀에 대한 표창장 수여식을 열었다. 일부에서 “주광덕 하나 더 줘라”, “조광덕(조국 저격수 주광덕을 의미)은 두 개 줘”, “곽상도 세 장 줘라”, “민경욱은 왜 안 주는가” 등의 농담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이날 표창을 받은 의원들은 인사청문위원장을 맡았던 여상규 의원과 청문위원인 김도읍·김진태·이은재·장제원·주광덕·정점식 의원이었다. 또 장외(場外)에서 ‘지원 사격’을 펼친 곽상도·김종석·박성중·송언석·윤한홍·최교일 의원과 김용남 전 의원도 상을 받았다.

전무후무한 소용돌이였던 ‘조국 대전’을 치른 야당이 성과를 기리고 시상을 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조국 전 장관의 사퇴는 문제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난제의 시작이다. 패스트트랙에 올라있는 ‘공수처’는 여차하면 대통령의 친위 사정기관이라는 용가리 괴물로 탄생할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는 형국이다. 더욱이 국회선진화법에 얽힌 야당 의원들이 줄줄이 기소될 우려도 해소된 상황이 아니다.

시정연설이 끝난 뒤 다가오는 문 대통령을 옹졸한 모습으로 피할 게 아니라 악수하며 한 마디씩이라도 ‘바른말’을 들려주는 게 오히려 전략적이지 않았겠느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판국이다. 한국당은 대체 왜 민심을 좀 더 깊이 헤아리며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신실한 야당이 못 되는가. 조국 몰아냈다고 자화자찬하는 희화적인 모습 뒤에 감춰진 또 다른 ‘자만’의 그림자가 걱정이다. 자유한국당은 좀 더 겸허한 모습으로 진지하고 치열하게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