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인접 거리 버젓이 ‘알박기’
역점 추진 옛 포항역 일대 개발
도심 재생에 현실적 걸림돌로
보상대책 철저한 준비 더불어
전국 성공사례 벤치마킹 시급

‘대구 자갈마당은 정리됐는데 포항은 왜 하세월인가?’

쇠락한 포항 구시가지의 도시재생을 위해 성매매집결지인 ‘포항역 집창촌’일대 정비 대책이 시급하다. 포항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구 포항역 부지 도시계획사업과 중앙동 일대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도 이 일대 정비계획이 서둘러 마련돼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22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시는 구 포항역을 중심으로 ‘옛 포항역지구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사업을 추진중이다. 포항시 북구 대흥동 635-2 일원에 사업면적 2만7천700㎡ 규모로 개발된다. 이곳 부지는 주상복합용지와 도로·주차장·공원 등 도시기반시설용지로 나눠져 있다.

포항시는 포항역이 폐쇄된 2015년 이후 한국철도시설공단·한국철도공사와 협의해 포항역 도시개발계획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지난 5월 30일 ‘주민공람공보’를 거치는 등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인근 집창촌이 여전히 ‘알박기’ 상태로 버티고 있는 점이다. 개발 구역이 집창촌과 불과 200∼3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가족 단위의 주거공간과 각종 위락시설이 들어 이곳 도시개발사업은 집창촌으로 인해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집창촌 문제는 포항역 도시개발사업에 현실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집창촌은 포항시 중앙동 일원 도시재생 뉴딜사업에도 ‘옥에 티’로 인식될 정도다. 도시재생 뉴딜은 포항의 옛 시가지 중심이었던 구 중앙초등학교와 북구청·육거리 일원의 도심을 2022년까지 정비하는 것이다. 총사업비만 1천415억원에 달하며 문화예술과 청년창업 중심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구도심 쇠락의 상징이기도 한 ‘집창촌’의 철거 및 재개발과 병행하지 않는다면, 뉴딜사업의 추동력이 크게 떨어질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도시재생사업구역과 연계되어 있고, 포항 청소년문화의 중심인 중앙상가가 집창촌과 불과 500m 정도 떨어져 있다는 점도 문제다. 포항시내 초·중·고등학생들이 집창촌을 지나쳐 다니도록 방치되고 있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학부모들은 포항시가 청소년들의 정서교육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해환경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앙상가 상인 A씨는 “영일만친구 야시장을 비롯한 중앙상가의 크고 작은 행사 때마다 외부 관광객도 많이 찾는데 한번씩 ‘여기에 빨간집(집창촌 지칭)이 바로 근처라면서요’라고 물을 때면 낯이 뜨겁다”고 말했다. 집창촌 한 관계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이 크게 줄었고, 최근에는 대부분 업소가 이른 시간에 문을 닫아 밤만 되면 암흑천지”라며 “이름만 집창촌이지 점차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인천 미추홀구 옐로하우스와 대구 자갈마당 등 전국에 알려진 집창촌 철거 및 재개발 움직임에 포항시도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항시가 자체 TF팀을 구성해 집창촌 철거 및 재개발 계획을 통해 시민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추진할수 있는 적기라는 주장이다. 대구·전주·아산·광주시 등에서 이미 제정한 ‘성매매 피해자 지원 조례’추진은 물론, 집창촌 업주와 종사자들에 대한 직장교육 알선 등 후속 대책도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웃도시인 대구 자갈마당의 사례도 벤치마킹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지역의 도시계획 전문가는 “대구 자갈마당의 경우에도 보상과 지원 문제 등으로 갈등이 많았기에 빈틈없는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며 “포항시가 우선 조례 제정을 서둘러야 하고, 수년간 포항시청에 집창촌 철거 민원을 넣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구체적인 결실을 끌어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