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공중화장실 1천여명 관찰
32.5% 손 안씻고 나와 ‘충격적’
물로만 씻는 경우 43%로 ‘최다’
건강지킴이·세균감염 예방
올바른 손씻기 습관 길러야

“화장실 나올 때 손 씻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발표한 한 실태조사가 눈길을 끈다. 질본은 분당서울대병원과 손씻기 실태공동조사를 실시,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달 19일부터 24일까지 6일간 총 4곳의 공중화장실에서 1천여 명의 시민들을 관찰했다.

모두 1천39명을 관찰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전체의 32.5%(338명)가 볼일을 본 후 전혀 손을 씻지 않고서 화장실을 나왔다.

3명 중 1명이 손을 씻지 않은 셈이다. 간소하게 물로만 손을 씻은 경우가 447명(43%)으로 가장 많았다.

화장실 내에서 씻지 않은 손으로 거울을 보면서 머리를 단장하는 시민, 아이가 비누를 사용하려고 하자 대충 씻고 가자고 보챈 보호자, 식당 유니폼을 입고 있었음에도 흐르는 물로만 대충 손을 씻은 경우도 있었다.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씻는 ‘올바른 손씻기’를 실천한 사람은 단 21명, 전체의 2%밖에 되지 않았다. 손을 꼼꼼히 씻는 경우는 외국인이 다수였다.

물로만 손을 씻었던 피실험자들에게서는 한가지 특이점이 있었다.

손을 씻기 전보다 손을 씻은 후에 더 많은 세균이 남아있었음이 확인된 것.

공중화장실은 사람의 손길이 가장 많이 닿는 곳에 균이 많고, 감염될 우려도 높다.

실험이 진행된 공중화장실에서는 문고리나 변기 뚜껑, 변기 레버 등에서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병원균이 13종이나 검출됐다.

이 중에는 건강한 사람도 감염될 수 있는 균도 있었다.

특히, 이번 실험에서 검출된 병원성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은 패혈증이나 중증피부감염, 세균성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질본은 또 손씻기 실천 여부에 따라 음식물의 오염도도 크게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손을 통해 음식을 오염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세균인 ‘대장균’을 이용한 실험에서(김밥, 샌드위치 섭취 및 조리 상황 재연), ‘손을 씻지 않고’ 만지거나 조리한 음식물에서, ‘손을 깨끗이 씻은 후’ 만진 음식보다 약 56배나 많은 세균이 검출됐다.

질병관리본부 고재영 위기소통담당관은 “병원균이 서식할 가능성이 높은 화장실 이용 후나 음식을 준비할 때, 식사하기 전, 그리고 면역력이 약한 환자를 간병할 때에는 반드시 손씻기가 필요하다”며 “평소 손을 잘 씻는 습관은 본인 건강은 물론 타인의 안전을 지키는 ‘스스로 하는 예방접종(셀프 백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에 따르면 올바른 손씻기는 설사질환을 약 30%, 면역체계가 약한 사람은 60% 줄일 수 있으며, 감기나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질환 발병률 역시 20%를 줄일 수 있다.

/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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