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구석구석 국내 최초 도심형 유람선 ‘포항 운하 크루즈’
내항에 정박한 배·고층 아파트
포스코 전경까지 이색풍경 만끽
갈매기 먹이주기 이벤트도 인기

지난 21일 포항운하크루즈에 탑승한 승객들이 갈매기에게 새우과자를 던져 주고 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40년 가까이 포항에 살았지만, 운하 크루즈를 타고 바라본 포항의 모습이 너무 새로워서 놀랐어요.”

21일 오전 10시께 포항시 남구 송도동 222번지 포항운하관 앞 광장의 크루즈 선착장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한 관광객들의 표정은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몇몇 사람은 갈매기와의 만남을 기대한 듯 새우맛 과자를 들고 배를 기다렸다.

탑승객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배가 요란한 엔진 소리를 내며 힘차게 출발했다. 몇몇 탑승객은 환호성을 질렀다.

물 위에서 바라보는 포항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내항에 정박한 배, 수많은 아파트와 고층 빌딩, 그 뒤로 끝없이 펼쳐지는 산능선까지 모두 조화롭게 잘 어우러진 모습이었다.

한 선원은 “과거 동빈내항과 형산강은 물길이 이어져 있었다. 이곳에서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시민들도 멱을 감으며 놀았다”며 “하지만 포스코가 들어서고 주변의 도심이 개발되면서 형산강의 물길이 막히자 동빈내항의 물이 탁해지고 바다가 점점 썩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동빈내항의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걷어 내고 형산강의 물줄기를 다시 흐르게 한 게 바로 지금의 포항운하다”라고 설명했다.

크루즈 선이 내항을 빠져나오자 포스코 공장들이 눈에 들어왔고, 가까이 갈수록 웅장한 자태를 뽐냈다. 시원한 물줄기를 헤치며 크루즈가 다음으로 향한 곳은 송도해수욕장이었다. 이어 뱃놀이의 하이라이트인 갈매기 먹이 주기 시간이 시작됐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두 다 갑판으로 올라와 먹이를 주며 갈매기들과 교감했다. 갈매기들도 신이 나서 배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포항을 처음 방문했다는 이재호(46·부산시)씨는 “선상 위에서 차가운 바람을 맞으니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다”며 “답답한 도심에서 벗어나 푸른 바다를 보며 잡념을 잠시나마 떨쳐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포항크루즈는 시내를 관통하는 국내 최초의 도심형 유람선 크루즈 여행이다. 지난 2014년 3월부터 정식운항을 시작한 포항크루즈는 주말에는 약 1천500여명, 주중에는 1천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고 있다.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2018∼2019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출항시간은 오전 10시 20분 첫 출항을 시작으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정각마다 배가 출발한다.

승선 요금은 주간은 대인 1만2천원, 소인(12세 미만) 1만원이다. 신분증이 없으면 크루즈의 탑승이 불가능하다. 평상시 코스는 포항운하관-포항운하-동빈내항-여객선터미널-송도해수욕장에서 다시 되돌아오는 구간으로 40분(8㎞)이 소요된다. 단 운항코스는 기상상황 및 현지 사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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