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짜리가 1천400만원 됐지만
낙찰자 못찾아 4차 입찰 진행 중
동해면 주민 “포항시, 입찰금액
연연하지 말고 신속 철거해야”

포항시 남구 동해면 포항공항 앞 공공조형물 ‘은빛 풍어’가 철거에 난항을 겪고 있다.

동해면민들의 지속적인 철거 요구에 따라 지난 6월 24일 철거가 결정됐지만, 이후 조형물 처리를 위한 3차례의 입찰이 미뤄지며 계속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포항시에 따르면 은빛풍어를 철거하기로 한 이후 3차례 진행했던 전자입찰에서 모두 낙찰자를 찾지 못하며 시는 이달 17일부터 24일까지를 기한으로 4차 입찰을 진행 중이다.

입찰가는 애초 예정금액 1천783만5천160원에서 20%를 줄인 1천426만8천120원으로, 지난 2009년에 2억7천700만원을 들여 설치됐던 당시와 비교해보면 10년만에 헐값으로 팔려나가는 셈이다.

‘은빛 풍어’는 2009년 3월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리 마을입구에 설치됐으나, 동해면 청년회 및 마을주민들이 거센 반발에 부딪쳐 왔다. 연오랑세오녀의 고장인 동해면과 지역의 정서가 맞지 않다며 지속적인 철거 요구가 이어졌던 것. 또한 비행장 주변에 설치된 조형물로 비행기가 추락하는 듯한 형상을 연상시킨다는 부정적 의견도 제기됐다.

이후 2015년 포항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므로 지역정서와 부합하는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고, 포항시는 꽁치 꼬리의 상징성에 어울리는 과메기 특구지역(호미곶면, 구룡포읍)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조형물 이전을 적극 검토했다.

하지만 이전 대상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반대의견이 많았고, 분해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이전으로 작품의 예술성 훼손 우려마저 제기되며 포항시는 이전안을 백지화하고 철거 계획 수립했었다. 결국 포항시 경관위원회는 올해 6월 21일 공공조형물 ‘은빛 풍어’ 철거에 대한 안건을 상정하고 심의해 철거안을 가결시켰다.

우여곡절 끝에 10년만에 철거가 결정됐지만, 철거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자 지역 주민들은 시 당국의 발 빠른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 동해면 주민은 “철거하기로 결정이 된 만큼, 시에서 입찰금액에 연연하지 말고 하루빨리 철거를 진행해야 한다”며 “또한 더는 이러한 예산 낭비가 이뤄지지 않도록 포항시는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포항시 관계자는 “입찰 예정금액이 내려갔기 때문에 이번에는 낙찰자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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