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해 종

출근 지옥철 같은 저 철제 캐비닛

그 속 어딘가에 숨 막히게

아버지가 계시고 내가 있다

이마에 수입인지 붙이고

철인에 눌린 나의 일상이

막 떠밀리고 있는데

어, 아버지께선 또 어디로 밀려가셨나

동사무소 철제 캐비닛 속에는 우리의 연대기랄까 삶의 역사랄까 갖가지 흔적들의 기록이 빼곡히 갇혀 있다. 흑표지와 철끈에 묶여 소인이나 철인을 맞고 저장되어 있다. 뭔가 쓸쓸한 비애감이 차오름을 느낀다. 철제 캐비닛 같은 지하철에 저장되어 떠밀리며 어딘가로 옮겨진다는 것을 연상하며 시인은 이런 감정을 더 심화시키고 있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