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회 본회의서 불신임안 가결
불참한 한국당 제외 만장일치로
다수당 민주당 새 의장 확률 높아

대구 동구의회가 자유한국당 오세호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대구 동구의회가 의장의 불신임안을 통과시킨 것은 지난 1991년 의회 출범 이후 처음이다. 대구 기초의회에서는 2005년과 2013년 달서구의회 이후 3번째다.

동구의회는 지난 2일 제294회 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오세호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시켰다. 지방자치법 제55조에 따르면 지방의회 의장이나 부의장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지방의회는 불신임안을 의결할 수 있다.

이날 회의에는 재적의원 14명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7명과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1명 등 모두 8명이 참석했으며, 자유한국당 의원 6명은 불참했다. 아울러 이날 동구의회는 갈등의 원인을 제공했던 운영위원장 투표를 실시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은애 의원을 선출했다.

동구의회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은 “오세호 의장이 오만과 독선, 아집으로 의회를 운영해 동구의회 임시회 파행이 28일 동안 계속 이어졌다”며 “오 의장에게 그동안 대화와 타협을 제안했지만 무시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 의장은 사사건건 의원들과 부딪히고 갈등을 유발해 왔다”며 “독선과 직무유기를 규탄하고 위원회의 자율권 침해, 일방적 의사 일정 진행, 거듭된 표결안 상정 거부 등의 이유로 의장 불신임안 제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본회의에 앞서 불신임 대상인 오세호 의장이 의안 원본을 가져가 숨기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 의장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3시간 가량 실랑이를 벌였으며, 3시간 만에 의안 원본을 의회사무국에 반납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장이 불신임되면서, 대구 동구의회는 다음 임시회에서 새로운 의장을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구의회는 더불어민주당 7석, 자유한국당 6석, 바른미래당 1석으로 민주당 소속 의장이 선출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구에서 민주당 소속 의장은 수성구의회가 유일하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인 우리복지시민연합은 3일 성명을 내고 “그동안 끊임없이 불거진 오세호 의장의 자질논란이 불신임 가결로 이어진 것은 오 의장과 자유한국당의 자업자득”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이주용 의원을 위원장 직무대리로 하려고 한 것은 그야말로 지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구 동구의회 갈등의 발단은 지난 8월 자유한국당 소속 구의원 2명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다. 자유한국당 소속 동구의원 2명이 의원직을 상실하자 모두 16석이던 동구의회는 민주당 7석, 자유한국당 6석, 바른미래당 1석 등 14석으로 줄면서 다수당이 한국당에서 민주당으로 바뀌었다.

/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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