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타인은 지옥이다’의 박종환
“대중과 더욱 친숙한 배우 되고파”

배우 박종환. /플럼액터스 제공
OCN 주말극 ‘타인은 지옥이다’를 원작 웹툰보다 섬뜩하고 기괴하게 만드는 데 크게 공을 세운 캐릭터를 꼽자면 306호 변득종일 것이다.

심하게 더듬는 말에 기괴한 웃음소리는 그 자체로 주인공 윤종우(임시완 분)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모자란 듯한 외양과 말투 뒤 숨겨진 잔혹한 본성은 많은 시청자를 주말 밤 불면증에 빠뜨렸다.

2일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변득종 역 배우 박종환(37)은 “이번 작품에서 1인 2역을 소화했는데, 원작 속 인물 자체가 양면성을 가졌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더 명확하게 소개된 것 같다”고 했다.

“투박하고 무식해 보이는 느낌으로 연기하려 노력했다”는 그는 인터뷰 중에도 말을 더듬을 만큼 변득종에 몰입해있었다.

박종환은 “주변에서 말 더듬는 게 습관이 되면 어쩌냐고 걱정도 했다. 실제로 편한 사람과 대화할 때 계속 말이 막히는 현상이 있다.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종환은 끔찍하기만 한 변득종에게서 나름대로 자신과 닮은 점을 발견했다고도 털어놨다. 다름 아닌 ‘생존본능’이다. “유아처럼 ‘키득’거리고 말을 더듬는 게 변득종에게는 생존방식이었던 거죠. 그런 모습으로 매 순간을 모면해왔고, 살아남았다고 생각했어요. 저 역시 힘들고 복잡한 상황에서는 단순해지고 순수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서울예대 영화과를 졸업하고 영화와 연극판에서 활동하며 내공을 다진 그는 이번을 계기로 대중과 더욱 친숙해지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그동안 대중에게 친밀하고 익숙하게 다가갈 만한 계기가 부족했어요. 그래서 ‘이 시장에 저 같은 배우도 있어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죠. 이번 작품을 통해 그런 부분이 전달된 것 같아요. 물론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죠.”

“이번 작품은 친밀한 이미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농담하자 그는 “나름 귀여운 부분까지도 소화해보려고 노력했다”며 “최근 길에서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종종 계신다. 참 좋다”고 웃었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작품 완성도에서는 호평받았지만 시청률 성적은 부진한 편이었다. 아무래도 지나친 실사화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던 모양이다.

박종환은 이에 대해 “주변에서도 무서워서 밤에 혼자 못 보겠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불편한 작품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각자가 느끼는 타인이 정말 지옥인지 아닌지 매 순간 고민하게 했던 것 같다”며 “다만 나는 오히려 촬영하면서 매번 타인에게 감사함을 느꼈다. 오히려 여러 강박에 사로잡힌 나 자신이 지옥일 때는 있었다”고 털어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