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화편집부국장
정철화 편집부국장

최근 장기화된 경제난을 돌파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마다 갖가지 지혜를 짜내고 있다. 산업단지를 조성한 뒤 기업체 유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당장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지방정부마다 투자 대비 고용창출 효과와 부가가치가 큰 관광산업 활성화에 사활을 걸다시피하고 있다. 관광산업은 숙박과 음식, 상업, 교통 등의 관련 서비스 산업을 동시에 성장시키는 시너지효과가 커 너도나도 관광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가 발표한 ‘2018년 국제관광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세계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5% 증가한 14억 명, 관광 수입은 1조 7천억 달러에 이른다. 국제 관광산업은 지난 7년 동안 상품 수출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해 전 세계 수출액의 7%를 차지하는 수준까지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한 통계조사에서 직장인 10명 중 7명이 휴식 시간을 관광으로 보내고 싶다는 결과가 나왔다. 최근 근로시간단축 등 근무여건 변화로 일상을 즐기려는 젊은 직장인 세대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떠오른 ‘워라밸’과 맞물려 국내 관광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마다 ‘글로벌 관광도시 도약’을 주요 정책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이유로 풀이된다.

포항시는 ‘해양관광 1번지, 명품해양관광도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관광산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영일만 일대가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영일만 관광특구는 포항시 환호동에서 송도동을 잇는 약 2.41㎢(약 73만평)로 우리나라 관광특구로는 33번째다. 영일만 일대는 환호공원, 영일대해수욕장, 중앙상가 영일만친구 야시장, 죽도시장, 포항운하, 송도솔밭 도시숲 등 여러 관광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바다를 끼고 있는 전국 지자체들도 앞다퉈 해양관광 육성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관광객들이 ‘가보고 싶고, 머물고 싶은’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포항은 인접 자치단체들에 비해 관광 여건에서 많이 뒤진다. 먼저 광역단체인 부산시, 울산시와 경쟁해야 한다. 두 광역시의 시정 슬로건도 ‘해양관광도시’, ‘동북아 해양도시’로 포항시와 겹친다. 또 세 도시는 러시아 연해주 주도인 블라디보스톡과 나란히 자매결연을 하고 북방물류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항시는 영일만해수욕장을 가로지르는 포항여객선터미널과 환호공원 전망대를 연결하는 총 길이 1.8㎞의 해상케이블카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부산은 지난 2017년 송도해상케이블카를 운행한데 이어 현재 국내 최장인 4.2㎞의 이기대 해상케이블카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포항의 해양관광은 이처럼 인접도시뿐만 아니라 전국 도시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가시적 성과에 얽매여 적당한 규모와 즉흥적인 아이디어로 사업을 추진한다면 ‘여럿 중의 하나’에 불과해 진다. 지역 실정에 맞고 환경에 어울리는 포항만의 독특한 개성의 관광콘테츠를 만들어 내야만 세계적인 해양관광도시로 성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