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포항본부 지역경제보고서… 황리단길 찾는 젊은층 급증
수학여행객 줄며 불국사 주변 유스호스텔은 폐업 늘어 대조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경주지역 관광업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발표한 ‘한국은행 지역경제보고서 2019년 9월호’에 수록된 현장리포트(유태경 조사역)에 따르면 2019년 2분기 경주지역 주요관광지 입장객수는 전년동기 대비 19.8% 늘어났다. 지역 내 주요 호텔·리조트가 밀집한 보문관광단지의 숙박객수 또한 2018년 이후 견조한 회복세를 유지하며 2019년 2분기 5.7%의 증가율을 보였다.

대릉원 입장객수는 1∼6월중 각각 전년동기대비 43.1%, 27.4% 증가하며 2016년 경주지진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동궁과 월지 입장객수는 1∼6월중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인 81만5천명을 기록하며 올해 역대 최다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포항본부는 경주시내권 관광지가 불국사권 등 다른 권역 관광지보다 빠르게 예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황리단길의 인기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황남동 대릉원 인근에 위치한 황리단길은 한옥, 식당, 카페, 사진관 등 전통과 새로움이 조화된 점포들이 TV방송, SNS 등을 통해 빠르게 알려지며 젊은층 사이에 새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경주지역 지자체와 관광업계는 수년 만의 관광객 회복세를 지속하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경주시는 가족 단위 개별관광객의 편의를 증진시키기 위해 그늘 및 휴식공간을 확충하고 황리단길 공용주차장을 재정비했다.

또한 TV 예능 프로그램 촬영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경주의 특색이 담긴 관광지를 효과적으로 노출시키고 있다. 개장 40주년을 맞이한 보문관광단지 주요 호텔들도 신·개축을 통해 새로운 관광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이른바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길 수 있는 현대식 시설을 갖춰가고 있다. 이에 한은 포항본부는 경주지역 관광업이 최근의 업황 회복세를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시내권에 관광객이 집중됨에 따라 일부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유태경 한은 포항본부 조사역은 “경주지역 관광업이 시내권을 중심으로 되살아나고 있는 분위기지만 불국사 주변 유스호스텔의 경우 수학여행객이 줄며 3분의 1 가량이 폐업하거나 업종을 전환하는 등 어두운 면도 있다”며 “경주시 등 지자체를 중심으로 경주시내권에서 불국사권, 보문관광단지권 등으로의 교통 접근성을 높이고 연계 관광 컨텐츠를 강화하는 등 균형 있는 발전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