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초중반으로 낮아진 은행 예금금리가 앞으로 0%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저금리시대가 닥쳤다. 이에 따라 이자를 받아 생활하는 고령층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7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중은행도 연 1% 중후반이던 주요 수신상품 금리를 1% 초중반으로 내렸다. 한은이 내년 1분기까지 기준금리를 현 1.50%에서 1.0%로 내린다면 예금금리 연 0%대 상품도 잇따라 나올 전망이다.

뚝뚝 떨어지는 금리에 이자생활자의 고민은 깊어졌다. 2억원을 신용협동조합의 연 2% 후반대 정기예금에 묻어두고 1년에 500만원 가량의 이자를 받아 쓰는 사람들의 경우 금리가 내려 이자소득이 반토막 난다는 소식에 마음이 불편하다. 금리가 더 내려가도 주식을 잘 모르는 어르신들은 예금에 묶어둘 수밖에 없다.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지만 그만한 돈이 없고, 고금리 상품은 원금 손실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저금리가 심화할수록 금융 자산가는 해외투자 상품으로, 자산 규모가 작은 이들은 부동산 리츠 등 중위험 상품으로 옮겨가는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최근 서민들을 대상으로 고정금리형 안심전환대출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29일 자정까지 신청하면 주택가격 9억원 이하 낮은 가격의 주택대출에 대해 우선지원한다. 하지만 저금리시대를 맞아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고정금리 대출을 유도하는 격이라는 비판이 있다. 지난 2015년 안심전환대출을 추진했을 때도 정부 말만 믿었다가 손해를 본 차주가 많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무턱대고 신청했다가는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 저금리시대, 자금운용은 돌다리를 두들겨보듯 조심스러워야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