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용 경찰청장이 “대구개구리소년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현직 경찰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성서개구리소년 사건 현장을 방문한 민 청장은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밝혀낸 쾌거에 이어 “대구개구리 사건도 다시 수사해 반드시 범인을 잡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첨단과학 수사의 발달로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작업들이 가능해지면서 경찰의 장기 미제사건에 대한 재수사 의지에 믿음이 쏠린다. 화성 연쇄살인사건도 과거엔 불가능했던 DNA 분석이 가능해져 용의자를 찾아내는 성과를 이뤘다. 특히 장기 미제사건에 대한 경찰의 의지와 노력이 보태지면서 장기미제사건 수사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점에서 30년 가까이 미제로 남아 있던 대구개구리소년 사건도 한낱 실마리 같은 희망을 거머쥐게 됐다. 대구개구리소년 사건은 1991년 3월 대구 성서에 살던 초교생 5명이 도룡뇽을 잡으러 간다며 나간 뒤 실종된 사건이다. 이 사건은 당시 전국적 파장을 일으켰다. 단일 실종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연인원 35만명의 경찰이 수색에 동원됐다. 부근 저수지의 물을 빼고 마을 주변 산과 강 등 구석구석을 뒤졌으나 어린이를 찾는데 실패했다. 실종 11년만인 2002년 어린이가 살던 마을에서 불과 3.5㎞ 떨어진 곳에서 유골로 발견됐으나 아직까지 사건의 실마리가 될 근거는 조금도 찾지 못했다. 이 사건도 2006년 3월로 공소시효가 끝났다. 경찰이 한때 수사를 이어갔으나 지난 2015년 내사 중지되는 바람에 아쉬움을 남긴 사건이다.

경찰청장의 약속으로 대구 개구리소년 사건뿐 아니라 전국의 장기미제 사건에 대한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찰청도 미제사건 전담부서의 책임자급을 격상하고 조직도 정비할 것이라 한다. 대구개구리소년 사건은 사건의 공소시효가 지나 범인을 찾아도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반드시 잡힌다는 사회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는 면에서 지속적으로 범인 찾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밝혀낸 것은 30년이 지나도 범죄자는 우리 사회가 끝까지 추적해 징벌한다는 엄한 교훈을 주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