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글로벌 경기둔화 대응
한은 10~11월께 금리 인하 전망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18일(현지시간) 또 한 번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지난 7월 말에 이어 두 달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으로, 올 들어서만 두번째다.

연준은 전날부터 이틀간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기존 2.00∼2.25%에서 1.75∼2.00%로 0.25%포인트 내렸다.

미국 경제가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불확실성 및 위험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연준은 “가계 지출이 강한 속도로 증가했지만 기업 투자와 수출이 약화했다”며 “미미한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망을 위한 글로벌 전개 상황에 대한 ‘함의’에 비춰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경제활동이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강력한 노동시장 여건, 대칭적인 2% 목표 주변에서의 인플레이션 등이 가장 유력한 결과라는 위원회의 견해를 지지한다”면서도 “다만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경기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금리인하와 관련, 트윗을 통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맹비난했다. 트럼프는 “파월과 연준이 또다시 실패했다. 배짱도, 센스도, 비전도 없다. 끔찍한 소통자다”고 공격했다. 트럼프는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연준이 금리를 대폭 인하해야 한다고 수차례로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지난 11일자 트윗에서는 “연준은 금리를 제로(0)나 그보다 더 낮춰야 한다”며 “그런 다음 우리의 부채를 차환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하강 국면에 진입한다면 넓은 범위의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했던 바에 부합한다”며 “연준의 이번 인하는 여타국 입장에서 보면 통화정책의 부담을 더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10월에는 한은이 인하 카드를 빼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신인석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낮은 물가상승률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누그러뜨려 통화정책 약발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면서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을 역설했다. 11월 금리인하 전망도 적진 않다. 1천500조원을 넘어서는 가계부채와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상승 등 금융불균형 문제가 한은의 금리인하를 한 번 더 고민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유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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