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섬유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고 삼성, LG 등 대기업 등이 잇따라 생산기지를 해외 또는 수도권으로 옮기면서 구미산단은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을 맞게 된다. 2010년만해도 80%가 넘던 산단 가동률이 올 1분기에는 65.9%로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50인 미만 사업장의 가동률은 고작 34.8%였다. 한 때 10만명을 넘어서던 구미산단의 근로자 수가 이제 8만명 선으로 떨어졌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과 주 52시간 근로제 등으로 영세 중소기업은 그야말로 생존의 기로에 몰리고 있다. 대기업 하이닉스 반도체 유치에 대한 염원도 물거품이 돼버린 구미산단의 지금 모습은 굴욕적이라 할 만큼 초라하다.
다행히 최근 구미산단에는 두 가지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하나는 구미형 일자리사업의 타결이다. LG화학이 구미산단에 2차 전지의 핵심소재인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짓기로 협약한 것이다. 6천억원 규모 투자와 1천명 규모 고용이 예상된다고 한다. 또 하나는 구미산단이 최근 국가로부터 스마트산업단지로 선정된 것이다. 구미시는 2020년부터 국비를 지원받아 구미산단에 스마트공장, 노동자 정주여건 개선, 미래신산업 육성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대기업의 이탈로 침체 늪에 빠진 구미산단에 새로운 활력소가 생긴 셈이다. 구미산단은 우리나라 최초의 산업공단으로서 경험과 저력과 노하우가 있는 곳이다. 50주년을 계기로 새로운 각오로 힘찬 도약을 준비해 옛날의 명예를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