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남 수

하얀 입김이

나뭇가지에 걸리어,

내 목이 아프다.

몽텡이가 목 속에서 미끈미끈 미끄러져,

내 목이 뜨끔거린다.

팥죽이 뿔럭뿔럭 끊는 기인 밤,

나는 생각한다

동지 무렵이면 뜨끈뜨끈하게

아궁지에 군불을 지피시던 어머니를

몽텡이는 팥죽 속에 넣어 끓이는 수수단자를 일컫는 말이다. 시인은 감기를 그 몽텡이가 몸속에 미끄러지듯 목이 뜨끔거리는 것이라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시인은 뜨겁게 몸을 데워오며 몽텡이처럼 끓어오르는 감기를 앓으며 동짓날 팥죽 끓이는 아궁이 앞에 앉아 불을 지피던 그리운 어머니를 떠올리고 있다. 그립고 눈물겨운 그림 한 장을 우리에게 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