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대구시 북구 침산동 경상여고에서 발생한 유독가스 누출사고의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번 주면 사고 발생 일주일째를 맞는다. 70여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병원으로 이송, 치료를 받는 일까지 벌어진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 여태 밝혀지지 않고 있으니 그 누구보다 학부모들의 걱정이 태산 같다. 지금도 일부 학생은 속 메스꺼움을 호소하는가 하면 결석과 조퇴도 이어져 사실상 학습 분위기에도 문제가 있다. 대구시와 환경청 등 관계당국의 빠른 조치로 학교의 학사 일정이 조속히 정상화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 학교는 2017년도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원인 규명이 이뤄지지 못한 채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한다. 학교측은 악취에 대한 근절 대책을 요구했으나 해결책을 얻지 못하고 있다. 담당 북구청이 공단 일대에 대한 수차례 조사에도 원인을 찾지 못한 것이다. 교육 당국은 이중창 설치, 공기청정기 보급 등으로 대책을 세워 봤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고 한다. 관계 당국이 이번에도 그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다면 비난 여론이 쏟아져도 할 말이 없다. 또 똑같은 사고가 반복해 일어난다면 그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크고 작은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경상여고 가스누출 사고도 허술한 우리 사회의 안전 의식의 한 단면을 보여준 사례다. 여러 차례 경고성 사고가 있었음에도 사실상 방치했던 것이 터진 것이다. 때마침 안동과 예천의 중고교에서 포르말린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 학생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일이 발생했다. 다행히 큰 사고가 없었으나 교내 유독성 물질의 안전관리에 문제점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유해 가스누출 사고와 함께 교육당국의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이 동네 주민은 “평소에도 새벽이나 비오는 날이면 항상 불쾌한 냄새가 난다”고 했다. 3공단뿐 아니라 염색공단, 서대구공단 등에서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것 같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대구시와 환경청 등이 합동조사단을 꾸려 학교주변 사업장 등 외부요인에 대한 현장점검과 모니터링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한다. 철저한 조사로 반드시 사고 원인을 찾아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업에 열중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