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추석경기가 신통찮다. 특히 지역기업들은 전년보다 추석경기가 나빠 상여금이나 추석 선물을 줄이는 사례가 늘었다고 들린다. 고향과 부모님을 찾아 선물을 전달하고 모처럼만에 만난 친지들과 기쁨을 나눠야 할 추석명절이 넉넉지 못한 주머니 사정으로 서민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이제 일주일 정도 남았다. 지금쯤 활발해야 할 시중의 경기가 아직 냉랭하다고 한다. 정부가 추석민생 대책으로 영세가구 등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했다지만 전반적인 경기침체 분위기가 이어져 온 탓인지 시중의 경기가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기업인과 직장인 모두가 추석명절을 맞이하는 마음이 썩 반갑지만은 않다.

포항상의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36.5%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자금사정이 힘들고 답했다. 매출감소와 제조원가 상승 등이 주요 원인이라 했다. 6개월 후 자금사정에 대해서도 지금과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절반 가까웠다. 올 추석경기 부진이 일시적 경기침체가 아님을 시사하는 대답이어서 당국의 지속적인 관찰과 지원책이 필요한 대목이다. 최근 대구상의 추석경기 동향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302개 지역기업의 76.6%가 추석 체감경기가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또 67.6%는 자금사정도 나빠졌다고 했다. 이를 반영하듯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업체는 46%로 지난해 56.7%보다 줄었다. 선물을 지급하겠다는 업체도 45%에 그쳤다. 지난해는 74.6%가 선물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기업의 자금사정이 넉넉지 않음을 뜻한다.

한국은행 조사에서 지난 7월 대구경북지역의 어음 부도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는 금융 위기가 있었던 2008년 이후 가장 높았다. 부도율이 높게 나타난 것이 7월 한 달에 국한된 현상인지는 알 수 없으나 지역경제 사정이 나쁘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번 지역의 추석경기도 이런 기업사정이 반영된 결과다. 이럴수록 지방정부는 할 일을 찾아 나서는 적극 행정을 펼쳐야 한다. 자금사정이 어려운 기업에게는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임금 체불 등도 적극 중재해야 한다. 당국의 정책적 배려가 지역의 추석민심을 따뜻할 수 있다는 것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