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스펙세습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문제가 된 게 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이다. 이른바 ‘자동봉진’의 스펙세습이다.

입시에서 합격기준이 아리송한 학생종합부전형, 이른바 학종을 통과하려면 ‘학생부에 기재하는 모든 항목이 번듯해야 한다’는 게 통설이다.

내신과 수상실적처럼 점수를 매기기 좋은 항목뿐 아니라 ‘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다 ‘자동봉진’(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기록, 독서활동까지 빼곡히 적혀 있어야 한다.

국회에서 열린 ‘특권층 대학부정입학 근절을 위한 특별위원회 1차회의에서 우리교육연구소 소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이른바 스카이(SKY)대학에 들어간 기득권층 자녀가 4만7천여명이며, 재작년 서울대 입시에서 자동봉진을 통해 수시로 입학한 특목고·자사고 학생이 3분의 2에 해당하는 6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학생비율의 4.5%다. 95.5%의 약자집단 부모들에게는 3분의 1이 배당되고, 4.5%의 부모들에게 3분의2가 배당되는 시스템이라는 분석이다.

그런데 자동봉진으로 들어가는 수시가 80%이고, 정시는 20%에 불과하다. 그런 만큼 자동봉진이란 기록이 스펙세습의 핵이 되고 있다. 이러니 조국 후보자 딸이 특혜입학 논란에 휘말려서가 아니라 기득권층에 유리하게 설계된 입시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행 대학입시 전형이 이처럼 복잡하기 그지없고, 각각의 대학별 전형까지 감안하면 학부모들이 자녀의 대입에 훈수를 두기 어려울 지경이다. 이런 현실이 입시컨설팅이나 고액 입시 코디네이터의 등장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게 ‘자동봉진’ 스펙 논란을 지켜본 서민들의 씁쓸한 소감이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