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구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국제정치학
변창구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국제정치학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른 ‘폴리페서(polifessor)’가 ‘앙가주망(engagement)’을 강변(<5F37>辯)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덕성을 상실하고 정치권력의 시녀가 된 폴리페서가 ‘정의의 상징’인 법무부 장관을 맡게 된다면 나라의 장래는 어떻게 될까?

조국 교수를 둘러싼 의혹들은 마치 ‘비리백화점’ 같다. 자녀의 입학관련 부정, 웅동학원의 불법과 탈법, 사모펀드 투자, 자녀의 논문게재 및 장학금 특혜 등 그 의혹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교수로서 마치 ‘정의의 사도’나 되는 것처럼 열을 올렸던 ‘도덕적 담론’은 이제 부메랑이 되어서 다시 돌아왔다. 그가 격렬하게 비난했던 폴리페서는 알고 보니 바로 자기 자신이었고, 특목고 출신은 원래의 설립 취지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해놓고서는 외고를 졸업한 딸은 이공계 대학을 거쳐서 의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갔다. 논문의 편법 게재를 비판했으면서도 고2 학생이었던 딸은 박사과정 대학원생들을 제치고 의학전문 학술지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그가 평소에 교수로서 했던 말들은 모두가 위선임이 드러났다. 서울대 학생들은 조국 교수를 ‘부끄러운 동문 1위’로 선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캠퍼스 촛불집회를 하면서 “서울대 학생으로서 조국 교수님이 부끄럽다. 장관은 물론이고 교수의 자격도 의심스럽다”고 하면서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그를 둘러싼 비리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짬짜미한 ‘교수 카르텔’ 역시 우리나라 교수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조국 교수의 딸을 논문의 제1저자로 올려 어떠한 처벌도 받겠다고 인정한 단국대 장교수, 다른 사람에게는 장학금을 한 번씩 주고 ‘낙제생’에게는 격려 차원에서 6학기나 계속 줬다는 부산대 노교수, 대학생 이상 지원자격이 있는 ‘유엔인권인턴십’에 고교생이었던 두 자녀를 선정, 파견했던 서울대 정교수 등도 역시 폴리페서라는 비판을 피할 수가 없다.

조국 교수의 은사인 서울대 최대권 명예교수는 “트위터 날리며 청와대 수석 하느라 바빠 생긴 학문연구의 공백에도 어떻게 복직할 염치가 남았는지 딱하다”고 하면서 “읍참마속(泣斬馬謖)의 마음으로 법적 정의와 보편적 양심을 좇아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을 충고하고 있다. 또한 그를 아끼던 선배이자 진보인사인 신평 교수도 “당신이 진보귀족으로서 지금까지 저질러 온 오류와 다른 사람들에게 안겨준 상처들에 대해 깊은 자숙의 기간을 거쳐야 한다.”고 꾸짖고 있다. 게다가 사태를 관망하던 검찰도 드디어 전방위 압수수색에 착수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앙가주망’을 하겠다고 버티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 도덕성을 상실한 폴리페서는 ‘앙가주망’을 말할 자격이 없다. 정치지도자는 모름지기 수신(修身)과 제가(齊家)를 한 후에 비로소 치국(治國)을 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수로서 자신과 가족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사람이 나라를 위해 정의로운 사법개혁을 하겠다고 하니 ‘소가 웃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