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학생인 잭은 대담한 질문을 던집니다. “췌장암을 진단하는 더 좋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

잭은 암에 걸리면 특정 단백질이 혈액에서 증가하는 것을 깨닫습니다. “어라? 해결책은 간단하겠네? 췌장암에 걸릴 때 증가하는 단백질을 찾으면 되잖아?”하지만 잭은 혈액 속 8천 종류 단백질이 있다는 걸 아직 몰랐습니다.

잭은 다짐하지요. “내가 반드시 찾아내고 말겠어.” 산 같은 건초더미에서 바늘 하나를 찾는 격이지만, 소년은 도전을 시작합니다. 방학 3개월 내내 단백질 하나하나 분석합니다. 주방 구석과 학교 실험실을 오가면서 실패를 반복합니다. 췌장암에 걸려도 미동도 없는 단백질 수치 8천 종을 하나씩 확인해 나갑니다. 실패, 또 실패, 또 실패… 잭은 거의 미칠 지경에 이르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순수한 결심을 지켜내죠. 방학이 끝나갈 무렵 잭은 발견에 성공합니다. 4천 번 실패 끝에 드디어 췌장암이 걸렸을 때 수치가 증가하는 단백질을 찾아낸 겁니다.

‘메소텔린’은 췌장암, 난소암, 폐암에 걸리면 증가하는 단백질입니다. 잭은 기뻐 날뛰지요. 흥분을 가라앉히고 가만 생각해 보니 혈액 속에서 메소텔린이 증가했는지를 감지해 낼 센서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피를 한 방울 뽑아 센서에 떨어뜨리면 메소텔린의 지표를 알아낼 수 있어야 췌장암을 진단할 수 있을 테니까요.

잭은 혼란에 빠집니다. 새 학기를 시작했지만, 메소틸렌 증가 수치를 혈액에서 감지해 낼 수 있는 물질을 찾는데 골몰하지요. 어느 날 생물 수업 시간에 책상 밑에 넣고 몰래 읽고 있던 과학 저널에서 탄소 나노 튜브에 대한 논문을 읽습니다. “유레카!” 머리카락보다 5만 배나 더 가느다란 탄소 나노 튜브에 메소텔린에 반응하는 항체를 엮으면 센서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갖습니다. (내일 편지에 계속)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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