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진 택

무슨 고민이 저리 많은지
민들레는 빡빡머리가 되어 담장 밑 양지쪽에 쭈그리고 있습니다
가끔씩 머리통이 박살 나도록 담장을 치고받으며
기구한 사연 더 들어달라는 듯 앙탈을 부립니다
제 자식들은 어디로 가는 겁니까
길마저 끊긴 막막한 땅에서
도란도란 웃음꽃 필 가정을 꾸미고 살 곳은 어디입니까

하소연이라는 제목을 유추해볼 때 민들레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시선을 모티프로 삼아 쓴 시로 여겨진다. 자식 키우며 살아온 기구한 어머니의 한 생의 목소리가 쟁쟁하다. 길마저 끊긴 막막한 땅 같은 험난한 세상 길을 가야 하는 어머니, 그 어머니의 절절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