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문제로 정국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다. 후보자 본인이 과거에 했던 말빚들이 사생활과 모순을 빚으면서 코너에 몰리기 시작하더니, 딸의 특혜진학 논란이라는 결정타로 번지고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밀리면 죽는다’는 식으로 조 후보 결사옹호에 나선 듯한데 오히려 위험하다는 것이 세평이다. 불붙고 있는 국민 정서를 헤아려 서둘러 용단을 내리는 게 나라를 위해서 바람직할 듯하다.

조 후보 인사청문회는 우여곡절이 있더라도 그러구러 ‘통과의례’를 거치고 문재인 대통령이 그예 임명하리라던 게 초반의 예상이었다. 그러나 예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야당과 언론의 악착같은 검증 공세에 속절없이 밀리는 양상으로 변했다. 특히 자녀의 입시문제까지 터져 나오면서 과거 최순실의 딸 정유라 사건 때처럼 민심이 크게 출렁거리기 시작한 느낌이다. 절대다수 서민의 박탈감이 폭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연일 ‘청문회를 빨리 열자’는 쪽으로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야당 청문위원들이 청문회에서 뭐라고 하든 말든 절차를 거치는 것이니 임명하면 그만일 것이고, 그 이후에 막강 권력으로 누르면 비난여론이 사그라들 것이라는 계산으로 읽힌다. 자유한국당은 ‘조국 논란’을 더 끌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역력하다. 추석이 9월 초순으로 다가오는 만큼 명절 여론형성에 유리할 것이라는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쏟아지는 조국 후보자 관련 의혹과 논란들은 가히 책으로 써도 몇 권은 나올 정도로 방대하다. 잡다한 시빗거리는 차치하고라도 청와대 민정수석이 곧바로 법무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초유의 본질문제에서부터, 골수 ‘편 가르기’ 의식의 소유자로 판별되고 있는 한 이상주의 학자가 ‘법치’를 총괄하는 중직에 기용된다는 것 자체도 문제가 없지 않은 것으로 지적된다. 민정수석으로 있으면서 보여준 ‘인사 검증’ 무능은 또 어찌할 셈인가.

‘강남좌파’ 딱지가 붙긴 했어도 그 자신과 주변의 삶 내막이 이렇게 복마전인 줄은 대개의 국민이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합법’이니 괜찮다는 식으로 버티면서 돌파하겠다는 당사자나, 조국이 무너지면 집권당이 위태로워진다는 위기의식을 표출하며 ‘조국 역성들기’에 여념이 없는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의 태도는 온당치 못한 행태다. 문 대통령 눈에 법무부 장관감이 오직 ‘조국’하나밖에 없는 듯한 외고집 행태는 나라의 큰 불행이다. 시중에는 ‘조로남불(조국이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신조어까지 나돈다. 여당과 청와대가 지금 민의를 올바로 읽어내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국민 분노가 폭발할 수도 있다.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