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극 ‘석곡뎐’ 15일 포항영일대해수욕장

지역 예술인 30여 명 출연
지역 토속민요 삽입돼 ‘주목’
장임순 예심국악소리 대표 대본
“석곡 업적 알려지는 계기 되길”

예심국악소리의 지난 공연 모습.  /예심국악소리 제공

포항 출신으로 근대 한의학에 큰 업적을 남긴 석곡 이규준 선생의 일대기가 지역 예술단의 창작 마당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예심국악소리(대표 장임순)는 오는 15일 오후 7시30분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누각 앞 광장에서 마당극 ‘석곡뎐’을 공연한다.

지난해 포항시가 ‘2018 올해의 책’으로 ‘백성을 섬긴 마지막 유의 석곡 이규준’(김일광 저)을 선정하면서 장임순 예심국악소리 대표가 포항 출신 유학자인 석곡 이규준의 일대기를 연기, 춤, 노래가 어우러진 완성도 높은 마당극으로 그려낸다.

기존 성리학을 비판하며 특히 의학 연구에 힘써온 실학자였던 이규준 선생은 한의학자로서 ‘황제소문대요’, ‘소문대요’, ‘의감중마’ 등 한의학 분야의 저서를 남겼다. 이 외에도 문학, 천문학 등의 분야에도 두각을 보여 ‘석곡심서’, ‘포상기문’ 등을 저술했다. 사상체질을 주창한 이제마 선생과 함께 근대 한의학의 양대 산맥으로 평가받고 있다.

1855년 영일군 부산면(현 포항시 동해면) 임곡리에서 출생해 1923년 서거할 때까지 독학으로 한의학, 성리학, 역학 등을 연구하여 다방면에서 심오한 경지에 오른 한의학자이자 유학자다.

예심국악소리는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던 이규준의 일대기 공연을 통해 조선말 유학사상의 의미를 되새기고, 포항 출신 한의학자를 널리 알리기 위해 공연을 기획했다.

30여 명의 출연·스태프 진은 한의학 이외에도 문학, 천문학 등에도 족적을 남긴 이규준 선생의 일대기를 시민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오랜 연습을 거쳤다.

예심국악소리 대표 장임순씨가 각색해 대본을 쓰고 삼현육악단의 연주와 함께 춤사 12명을 비롯 연극인, 국악인, 사물놀이패 등 포항 지역 예술인 30여 명이 출연한다.

특히 지역 예술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합심해 만들어 낸 창작공연으로 그 의미가 더욱 깊은 이번 마당극에는 포항 지역민의 삶이 묻어나는 ‘가세 가세’‘나물 캐는 소리’ ‘권주가’등 토속민요가 삽입돼 주목받고 있다.

예심국악소리의 지난 공연 모습.  /예심국악소리 제공
예심국악소리의 지난 공연 모습. /예심국악소리 제공

포항토속민요 전승의 선구자로 불리는 장임순 대표는 아무도 지역의 토속민요에 관심을 갖지 않던 2014년을 시작으로 매년 포항의 토속민요를 무대에 올리고 있다. 2014년 제1회, 2016년 제2회 포항토속민요 재현공연에 이어 2018년 제3회 국악뮤지컬, 2019년 제4회를 맞아 마당극으로 이규준의 이야기를 포항지역의 제작진과 출연진으로 구성했다.

마당극 총연출을 맡은 장 대표는 이규준 선생의 생애에 해학미를 더해 관객의 흥미와 이해를 돕고자 했다. 이규준의 몸종 천득이와 동네처녀 순심이를 등장시켜 관객과 하나가 될 수 있는 골계미 넘치는 마당극 형식의 해학극을 선사할 예정이다.

예심국악소리 장임순 대표.
예심국악소리 장임순 대표.

마당극은 앞마당, 잔치판, 사랑, 규준의 의지, 기방, 길을 찾다, 잔치판 등 총 7마당에 걸쳐 천득이와 순심이의 사랑이야기와 이규준 선생의 학문적 의지와 업적이 탈춤, 사물놀이 장단, 삼현육악(장구 꽹과리 징 태평소 피리 대금 해금)이 만나 흥겨운 무대를 펼쳐낸다.

장임순 예심국악소리대표는 “이번에 공연되는 예심국악소리의 마당극 ‘석곡뎐’은 예심국악소리의 대표 문화콘텐츠”라며 “포항만의 이야기와 해학, 시민의 자긍심이 담긴 마당극 공연을 꼭 한번 즐겨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석곡 이규준(1855~1923) 선생은 조선말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임곡리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기존 성리학을 비판하며 특히 의학 연구에 힘써온 실학자였다. 석곡 선생은 허준, 이제마와 더불어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한의학자로 근대 한의학의 서곡을 울린 한의학자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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