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혼자 떠나라”작심 비판
유 “사과하라” 반박

손학규 /연합뉴스
손학규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바른미래당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 등 바른정당계 인사들이 5일 정면충돌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정당 인사들을 겨냥해 “행여라도 바른미래당을 자유한국당에 갖다바치려는 분들이 있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라”며 “한국당으로 가시려면 혼자 가라, 바른미래당을 끌고 갈 생각은 진작에 버려야 할 것”이라고 작심 발언했다. 손 대표는 특히 유 의원과 이혜훈 의원을 거명하며 “바른정당계가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이유는 분명해졌다”며 “손학규를 퇴진시킨 이후 개혁보수로 잘 포장해 한국당과 통합할 때 몸값을 받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넉 달여 간 정치인생을 송두리째 짓밟히는 경험을 했다. 당 대표 권리를 부정당하고 찢기고 짓밟혔고, 상상도 못할 모욕과 조롱까지 당했다”면서 “바른미래당은 더불어민주당, 한국당, 민주평화당과도 통합하지 않을 것이고 정치적 이득을 위해 연대하는 일도 결코 없을 거다. 제가 끌려다니고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 일은 끝까지 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신환 원내대표 등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손 대표의 혁신안건 최고위 상정 거부를 이유로 회의 참석 보이콧을 하고 있는 상황에 혁신위 검증까지 강행되자 부담감을 느껴 손 대표가 이같은 강경발언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당 혁신위는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과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주 전 위원장은 손 대표측에서 ‘퇴진만은 막아달라’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회의 직후 기자들이 ‘유 의원의 탈당을 촉구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손 대표는 “2번을 달고 (총선에)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면 (당을) 끌고가지 말아라. 유 의원뿐 아니라 어느 의원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유승민    /연합뉴스 DB
유승민 /연합뉴스 DB

유 의원 등 바른정당계 인사들은 즉각 반박하며 손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유 의원은 이날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을 만나 ‘지도부 교체 이외의 안건은 사소하고 가치 없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며 “지도부 교체는 제가 주 전 위원장을 만나기 전 이미 혁신위 안건으로 이미 결정한 상태였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히려 주 전 위원장이 패스트트랙 거부 안건을 의원총회로 넘겨 손 대표 사퇴를 유도하는 것, 야권 재편 추진 시도 등을 만류했고, 혁신위에 자강과 혁신을 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며 “손 대표가 허위사실로 저를 비난한 것에 깊은 유감이다. 손 대표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오신환 원내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과 무슨 연대·통합에 연결고리로 언급하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른, 있지도 않은 내용으로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원내대표는 “혁신위가 가동된 이후 당헌·당규 절차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바른미래당의 비민주적 운영의 방증”이라며 “10개월이 넘는 동안 손학규 체제에 대해 왜 수많은 당원들이 변화를 요구하는지 스스로 자성과 성찰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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