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의 학습원리를 이해하고 반려견의 좋은 행동이 다양해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람과 동물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데 기본이 된다.

개의 행동은 개가 살아가는 생활방식이다. 동물행동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동물 행동에 대한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이해가 시도되고 있는데, 개 행동학은 개의 본능과 습성뿐만 아니라 개의 행동과 외부환경과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정의할 수 있다. 처음에는 개의 역할이 주로 사냥을 하는데 활용되었기 때문에 고기를 획득하거나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동물의 수를 줄이기 위해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기 시작했었다.

20세기 초에 이르러 틴베르헨, 프리슈, 로렌츠와 같은 동물행동학자들은 동물의 행동을 ‘본능’으로 설명했고 동물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것을 주창했다. 미국의 왓슨, 스키너 같은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동물의 행동 기초가 ‘반사’에 있다고 믿었는데 행동이란 학습의 산물이며, 본능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는 전제를 가지고 실험실에서 동물 학습 실험을 했고, 이를 기초로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려고 했다.

최근의 동물행동학에서는 동물의 행동이 유전자에 이미 프로그램화 되어 있으므로 학습이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와 동물의 행동은 자극에 대한 조건부여의 결과이므로 학습을 더욱 중요시 해야 한다는 견해로 나뉘어져 있다.

파블로프의 개는 잘 알려져 있는데, 고전적 조건형성이라 불리는 파블로프의 연구결과로 개를 학습 또는 습관화 시키는 훈련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반려견에게 어떤 행동이나 반응을 학습시키고 습관화 시키고 싶을 때는 파블로프가 했던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파블로프는 개에게 먹이를 주기 전 또는 동시에 종소리를 들려주었고 먹이의 자극강도는 종소리가 주는 자극보다 큰 것이었고, 종소리는 일관되게 주어졌다. 파블로프가 밝힌 사실에 의하면 개를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자극과 반응의 결합이 계속적으로 반복되어야 한다. 이후에 스키너는 동물이 자극에 단순히 반응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환경에 대해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밝혔는데, 동물은 행동에 보상이 따르면 그 행동이 더 강해지고, 보상이 없거나 처벌이 주어지면 그 행동은 약해지거나 없어진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이는 강화, 처벌, 소거로 설명된다. 원하는 행동을 하는 반려견에게 간식이나 칭찬을 주는 강화는 그 행동을 증가시키고, 처벌하면 그 행동을 감소시킨다. 소거는 강화를 더 주지 않으면 그 학습된 행동이나 반응들이 약화되거나 없어지는 것을 말하는데 반려견의 문제행동을 없애고 싶을 때는 그 행동을 강화시켜주고 있던 요인을 찾아서 없애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문제행동의 강화요인을 없애는 초기단계에서는 그 행동이 급격히 더 증가하는 ‘소거 격발’이라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초기에 많은 사람들이 문제가 해결되기 보다 훨씬 악화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이때를 잘 넘기면 문제행동은 빠른 속도로 사라진다. 문제행동을 강화시키던 요인을 전문가로부터 알게 되었다면 이러한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인내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반려견을 학습시킬 때 처음에는 원하는 행동을 할 때 마다 강화를 해 주어야 학습이 되지만, 학습이 이루어져 습관화가 되고 나면 간헐적으로 강화를 주는 것이 그 행동을 유지시키는데 더욱 효과적이다. 반려견이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할 때는 파블로프가 했던 연구를 응용해서 적용하면 되고, 스키너가 밝힌 강화방법으로 습관화시키면 되는데, 동물이 할 줄 모르는 새로운 행동을 학습시키고 싶을때는 그 행동에 근접해 가는 행동들을 여러 단계로 쪼개어 차츰 완성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목표로 하는 행동이 기존에 보이지 않던 행동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라면 강화도 처벌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원하는 전체행동을 세분화하여 훈련시키는 기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강화는 동물행동 이론들을 잘 모르더라도 개가 좋아하는 간식이나 칭찬 등 여러 가지로 사람들이 잘 활용하고 있으나 강화 못지않게 중요한 반려견 행동의 처벌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반려견 처벌에서의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한 타이밍이다. 처벌이라는 것은 반려견이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소리를 질러 혼내거나 때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려견이 이해할 수 있도록 반려견이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즉시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반려견의 시선을 피하거나 바디블로킹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런 처벌에서는 보호자의 일관성이 가장 중요하다. 항상 정확하고 동일한 신호를 반려견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데 목소리의 톤이나 패턴을 바꾸어 가면서 혼을 내거나 불필요한 자극이나 폭력행위를 하게 되면 서로 불편한 관계를 형성하게 되거나 교육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나타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서라벌대 반려동물연구소장(마사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