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시스 퐁주

왕들은 문에 손을 대지 않는다

그들은 저 낯익은 거대한 판때기를 부드럽게 혹은 거칠게 앞으로 미는, 뒤로 돌아서 그 판때기를 제자리에 놓는 - 문을 두 팔로 여닫는 행복을 모른다

… 방의 가장 만만찮은 장애물의 배때기를 도자기 고리로 검어 쥐는 행복을, 빠른 몸싸움을 위하여 한순간 걸음 멈추니 눈이 뜨이고 전신이 새로운 실내에 적응한다

정다운 한 손으로 아직은 문을 잡고 있지만 이내 아주 밀어 속에 갇힌다 <2013> 억세지만 유쾌하게 기름 친 용수철이 찰칵 작동하여 그걸 보증한다

시인의 말처럼 옛날의 왕(王)들은 시종(侍從)들이 열어주는 문을 드나들지 직접 문에 손을 대지 않는다. 우리 시대에도 관직이 높거나 부자들은 비서나 운전기사들이 있어서 자동차의 문이나 각종 출입의 문을 직접 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시인은 직접 문을 열고 닫는 기쁨에 대해 말하고 있다. 기름 친 용수철이 찰칵 작동하는 문에 대한 희열을 표현하며 문 여닫는 사소한 것에서 느끼는 기쁨과 행복을 표현하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