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훈 경북도청본사 본부장
이창훈 경북도청본사 본부장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경북도청호(號)의 닻을 올린지 2년차에 접어들었다. 취임한 후 1년여 동안 이 지사는 조직 분위기 쇄신과 향후 성과의 발판을 놓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고 여러 가지 사업들도 발목을 잡히는 등 힘든 한해를 보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은 새로운 수장에 적응하는 기간을 비롯, 새 인물이 유입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마찰 등도 있었다. 도청 공무원은 김관용 전 지사가 연속해서 도정을 12년간 이끌어온 만큼 김 전 지사스타일에 길들여져 새로운 수장에게 적응하기가 쉽지않았던 게 사실이다.

김 전 지사와 이 지사는 상당한 차이점이 있다. 김 전 지사는 보스형으로 실국장들에게 상당한 권한을 위임했으나, 이 지사는 리더형으로 모든 것을 직접 챙기는‘만기친람(萬機親覽)’스타일이다. 또 이 지사 취임 후 도청을 비롯 산하기관에 20여 명의 새 인물이 둥지를 틀었다. 이 또한 행정가 출신인 김 전 지사 시절과는 다른 분위기로 설왕설래도 많았다. 이 지사는 3선 선량의 정치인 출신으로 과거 한솥밥을 먹던 직원들을 비롯 평소 눈여겨봤던 사람들을 스카웃, 도정을 변화시키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1년여가 지나면서 합격점을 받은 이들이 있는가 하면, 전문성 부족 등으로 옥상옥이라는 말도 나오는 등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 지사는 도청 분위기 쇄신을 위해 ‘환골탈태’라는 모토로 고군분투했다. 구두 대신 운동화에 점퍼를 입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달리며 분위기 쇄신을 주도했지만 직원들이 따라가기에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 어느 정도 적응기를 가진만큼 올해부터는 취임 첫해의 프로젝트에 가속도를 내야 한다.

정책이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우선 직원들과 조화가 되어야 한다. 지사가 아무리 동력을 걸더라도 직원이 움직이지 않으면 만사휴의다. 현재 직원들의 분위기는 지사가 너무 큰 목표치를 내세워 홀로 독주, 따라가기가 힘이 들고 너무 세세한 것까지 챙겨 힘이 든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조직의 수장은 일할 수 있는 분위기 메이커가 되어야하는 만큼, 실국장들에게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또 도가 추구하는 프로젝트가 국가도 해내기 힘든 너무 큰 스케일이라 순항할 수 있을지, 아니면 돈먹는 하마가 되어 흐지부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이 지사의 빅프로젝트는 저출산인구 극복, 일자리창출, 투자유치 등이지만 이 세가지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멸해가는 지역의 인구를 늘리고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보다 더 좋은 정책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이 정책들은 대통령도 하기 힘든 것으로 자치단체 차원에서 결실을 보기에는 지난한 과제다. 이에따라 일부에서 이 지사가 너무 큰 공약을 준비해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성과가 부진할 경우 동력을 잃어 도정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하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차기 또는 차차기 대권을 위한 포석을 너무 처음부터 과하게 잡은 것 아니냐는 말들이다. 광역단체장이 지역을 발판으로 업적을 쌓아 대권에 성공하면 지역민으로서 더이상 바랄게 없겠지만 너무 처음부터 헛심을 빼는 것 아니냐는 걱정에서 나온 말이리라. 또 이 지사는 직무수행에 있어 절대다수의 지지를 염두에 두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표를 먹고사는 정치인이 다수의 사람으로부터 지지를 받야야 하겠지만, 분명한 자신의 철학을 보이고, 철학이 다른 사람은 따라오게 하든지 아니면 과감히 도태시키는 등 결단력도 필요하다.

더불어 도는 건강한 언론에 의한 건전한 비판 속에 더욱 단단한 열매가 열린다. 시도민의 여론과 도정이 조화를 이루기 위한 미세조정 차원에서 언론정책 재고도 필요해 보인다. 경북도청호의 선장을 맡은지 2년차에 접어든 이철우 지사가 향후 도정에 더욱 매진해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