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언론을 통해 공개된 영상을 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각각 수행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북미가 환담한 자유의 집 2층 VIP실 안에서 취재진 옆에 서 있었고,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남측으로 향할 때 뒤따르던 수행단 중 한 명으로 화면에 포착됐다. 김 제1부부장과 이방카 보좌관은 단순한 가족 구성원 이상으로 양 정상이 신임을 받으며 실세 중 실세 라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실제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두 사람이 모두 각국 대표단에 포함돼 방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신들은 김 제1부부장을 ‘북한의 이방카’로, 이방카는 ‘미국의 김여정’이란 별칭을 달아 소개했다. 특히 김 제1부부장은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북을 기점으로 당 부위원장급으로 구성된 북한 영접단 전면에 등장하는 등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제기된 근실설을 잠재우고 달라진 위상을 드러냈다. 이방카 보좌관도 백악관의 실세로 불리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까지 수행하며 입지를 재확인했다.
평창올림픽 당시에도 이들의 회동 여부에 이목이 쏠렸지만, 김 제1부부장은 개막식, 이방카 보좌관이 폐막식에 참석해 일정이 엇갈리면서 만남이 불발됐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당시에서 회동 여부가 관심사였지만 이방카 부좌관이 수행하지 않아 회동이 불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판문점 회동에서 두 사람이 나란히 수행하면서 마침내 만남이 성사된 것이다. 두 사람이 인사를 나누거나 대화를 하는 등의 모습은 따로 포착되지 않았지만, 양 정상의 환담이 진행되는 동안 어떤 식으로든 인사를 나눴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회동을 계기로 북미 대화 재개 중대 국면에서 이들이 향후 어떤 식으로 ‘가족 외교’를 펼치게 될지 것인지도 또 다른 관심사로 떠올랐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